이찬진 "보험사 소비자보호, 임직원 성과보상 연계…불건전영업 엄정 대응"
금감원, 주요 보험사 CEO 간담회 개최…현안과 과제 논의
보험사 소비자 보호 중심 경영 전환과 불건전 영업 관행 개선 주문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소비자 보호 중심의 경영 전환과 불건전 영업 관행 개선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상품 전 생애주기에 걸친 소비자 보호 지표 등을 KPI에 반영하고, 분쟁 감축 전략 등을 임직원 성과보상 체계와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도한 모집수당에 의존한 '제살깎기식' 판매와 고수수료 경쟁이 보험료 인상과 건전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불건전 영업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이찬진 금감원장은 생명·손해보험협회장 및 14개 주요 보험회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보험업계 현안과 산업의 당면 과제를 논의했다.
이 원장은 보험산업이 국민경제에 기여하며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국내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진입해 신규 수요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의료·법률 서비스 등 제3자의 보험급부 과잉 이용으로 사회적 비용 증가 등의 제3자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은 상품설계, 과도한 모집수당에 의존한 '제살깎기식' 판매 관행 등으로 일부 상품에서는 사회적 후생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양적 성장을 넘어 신뢰와 건전성을 기반으로 한 보험산업의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몇 가지 의견을 전달했다. 우선 보험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소비자 보호를 핵심 경영 원칙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사 경영진이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실천하는 의지 및 태도(Tone at the top)를 견지해야 하며, 상품 전 생애주기에 걸친 소비자 보호 지표 등을 KPI에 반영하고 분쟁 감축 전략 등을 임직원 성과보상 체계와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책무기술서에 CCO 등 상품위원회 위원의 관리 의무를 명시하는 등 상품 심사 기능의 책임성 강화를 당부했다.
금감원도 금융감독 패러다임을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했으며, 상품·분쟁·감독·검사 부문 간 공조를 통해 회사의 소비자 보호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분쟁조정 과정에서 확인되는 문제점 및 개선 필요 사항을 상품 심사·감리에 즉시 반영하고, 상품·분쟁 담당자가 직접 검사에 참여해 문제 확산 전에 신속히 시정 조치할 계획이다.
또 IFRS17 시행 이후 고수수료 중심의 상품 과당 경쟁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 및 보험사 건전성 악화 우려 등을 지적했다. 금감원은 장기간 논의 과정을 거쳐 보험 판매수수료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했으며,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제도 시행을 앞두고 설계사 스카우트 과당 경쟁, 변칙적 시책 설계 등 시장 혼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제도 개편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보험업계가 건전한 모집 질서 확립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판매수수료 제도 안착 TF'를 통해 불건전 영업 행위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시장 문란 행위에 즉각 대처하고 있으며, GA 등 판매 채널에 대한 책임성 강화, 보험금 지급 관련 소비자 고지 의무 강화 등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개선 과제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보험산업이 장기적·안정적 자금을 기반으로 사회적 위험을 분산하고 실물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기관투자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인프라 및 벤처 투자에 대한 위험계수 조정 등 생산적 금융 확대에 필요한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령자, 장애인,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보험 가입·심사 절차의 합리적 개선과 맞춤형 상품 개발 등을 통해 포용적 금융의 실질적 확대에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끝으로 그는 재무 건전성은 단순한 회계 지표가 아니라 보험사의 계약 이행 능력에 대한 시장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사모대출 펀드 등 투자 위험이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해외 대체투자에 대해 보다 세심한 관리를 당부했다.
또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제도와 손해율·사업비 가정 가이드라인 등 새로운 건전성 감독 규제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계리가정·보험부채 평가의 합리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의 실효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단기 성과를 부풀리고 건전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해 보험계약자 보호와 보험산업의 장기적 신뢰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사 CEO들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문화 확립을 통한 보험산업의 신뢰 회복에 공감하며, 장기 기관투자자로서 생산적 금융 활성화와 포용적 금융 확대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판매수수료 개편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2단계 시행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을 건의했으며,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상품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보험사의 자율과 혁신을 존중하면서 소비자 보호와 시장 신뢰라는 기본 원칙에 대해서는 분명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감독할 것이다"라며 "보험업계가 장기적 관점에서 건전 경영 원칙을 확립하고 소비자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아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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