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주담대' 36조 규모…규제 지역 '대출 연장' 금지 검토

다주택자 주담대, 전체의 6% 수준…신규 대출처럼 LTV 0% 적용 가능성
이 대통령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족 원인은 다주택과 임대사업"

20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2026.2.20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다주택자(2주택 이상)가 은행권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36조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관행적 대출 연장'을 지적하며 금융당국이 이들의 대출 만기 시 '신규 대출'에 준하는 수준의 규제를 준비 중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36조 4686억 원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체 주담대 잔액 610조 5049억 원의 약 6.0%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이들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설 명절 전후로 연일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 혜택을 지적하며, 금융당국 또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올리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 계정에 "신규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내용 보고,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 및 대환 현황과 이에 대한 확실한 규제 방안 검토를 내각과 비서실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 및 대환도 신규 대출로 간주하고, 6·27 규제로 강화된 신규 대출 수준의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라는 취지다.

이날도 이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보호해야 한다구요? 그러면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지금보다 더 늘리면 서민 주거가 안정되나요?"라며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이어 "다주택과 임대사업을 압박하면 전월세 부족으로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한다는 주장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인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비호하는 기적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은행권은 그간 기존 대출 만기 시 관행적으로 '대출 연장'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관행을 깨기 위해 금융당국은 임대사업자를 포함한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구체적인 대상·방법·시기 등 디테일을 잡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존 대출 또한 만기 연장 시 현재 수준의 규제에 준하도록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대출의 경우 지난해 대출 규제 강화를 통해 현재는 'LTV 0%'가 적용된다.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앞으로 이미 나간 대출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 시 'LTV 0%'를 적용할 뿐만 아니라, 임대사업자에 대해 이자상환비율(RTI)을 만기 연장 시점에 재산정해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배경이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임대 수입으로 이자 상환이 충분한지 판단하는 장치다. 현재 RTI 규제는 규제지역 1.5배, 비규제지역은 1.25배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규제지역에서 연간 이자 비용이 1000만 원이면, 최소 1500만 원 이상의 임대소득이 있어야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의 기취급 대출에 대해서도 LTV 0%를 적용할 경우, 당장 36조 4686억 원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상환 대상을 '규제지역'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금융위는 다주택자,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개선 방안을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포함할 방침이다. 당초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오는 26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시일이 촉박해 다음 주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오는 24일 전 금융권을 불러 모아 3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으로, 오는 23일까지 관련 자료 취합을 요구한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며 "취합 여부에 따라 발표가 소폭 늦춰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