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유예폐지에 대출연장 제한까지…임대사업자 '벼랑끝'

'의무 임대 기간 8년' 도래 전, 강도높은 규제…임대사업자들 '전전긍긍'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 15조…당국 "관행적 대출 연장 점검"

서울의 한 빌라와 아파트 단지. 2025.12.28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주택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혜택을 공개적으로 저격한 데 이어 '대출 만기 연장 제한'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비(非)아파트 중심의 임대사업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임대사업자 매물은 임대사업자 외에는 주택을 팔기가 어려운데 주택을 매도하려 해도 매수할 수 있는 임대사업자가 극히 제한되기 때문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 종료에 이어 대출 연장 제한까지 겹악재를 맞은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오후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관련 전 금융권 점검회의를 열고 "전 금융권 등과 함께 다주택자 대출이 관행적으로 연장되고 있는 실태와 개선 필요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신속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설 연휴 직전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 계정에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가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현재 다주택자 대출 규제는 매우 엄격하다"며 "양도소득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주었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그들에게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요"라고 했다.

앞서 '다주택자와의 전쟁'에 나선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다주택자의 출구 전략 차원에서 임대사업자 제도를 선보이며 '등록'한 임대사업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재산세·종합부동산세·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줬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임대소득세를 성실하게 납부한다면 다른 부분에서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다.

단, 임대사업자는 최장 8년의 의무 임대 기간 중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제한하고, 임대 기간 중 집주인이 거주할 수 없다. 임대 기간 중에 주택을 처분하려면 같은 조건을 승계할 임대사업자에게만 양도 가능하다.

다만 각종 세제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지난 2020년 임대사업자 중 '아파트'에 대해선 제도를 폐지해 아파트는 등록임대사업자로 신규 등록이 불가하다.

결국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문제가 되는 건 기존 2020년 이전에 등록한 기존 아파트 임대사업자와 비아파트 임대사업자다. 이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인데,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나"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 9일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들이 의무 임대 기간 '8년'이 서서히 도래하는데, 이들이 중과 유예 혜택을 영구적으로 받는 것이 과도하다는 취지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며 "건설임대가 아닌 매입임대를 계속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비아파트 중심의 임대사업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8년 만기' 도래 전 중과 유예 혜택이 종료돼, 세제 혜택마저 끊길 예정이고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제한도 금융당국이 검토하면서다.

주택을 매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세사기 등 여파로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 수요가 많지 않고, 이들의 물량을 받아줄 또 다른 임대사업자가 적기도 하다. 실제 대출 만기 연장 제한이란 조치까지 시행될 경우 경매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오는 12월 의무 임대 기한이 도래하는 한 등록 임대사업자가 "차라리 아파트처럼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해서, 직권 말소라도 한 뒤 집을 팔 수 있게라도 해달라"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현재는 6.27 부동산 대출 규제로 수도권·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는 제한된다. 또 9.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규제 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 대출도 금지됐다. 이에 지난해 10월부터 기존의 주택임대업 및 주택 매매업자의 주택담보를 한 기업대출(수도권 기준)은 받을 수 없다.

다만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2023년 2월~2025년 9월까지 담보인정비율(LTV) 30% 이내, 가계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비슷한 임대업 이자상환 비율(RTI) 규제를 적용해 한시적으로 임대사업자 대출의 숨통을 트여줬다. 임대사업자 대출의 경우 자금 흐름에 문제가 없다면 1년마다 대출이 연장되고 있다.

은행권의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미미한 편이다.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임대사업자(개인+법인 포함) 대출 잔액은 178조 4395억 원이다. 이중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15조 1777억 원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임대사업자대출 요건이 까다로워 대부분이 과거 취급했던 물량이 연장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대출은 은행에서 받지 못해 2금융권에서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