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빗썸 오지급' 사고에 가상자산 보유현황 점검 의무화

긴급대응단 주도로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 현장점검 착수
금융회사 준하는 내부통제기준…무과실 손해배상책임 부과도 검토

10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6.2.10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60조 원대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외부기관의 가상자산 보유현황 점검을 의무화한다.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신뢰 훼손을 차단하기 위해 규율 수준을 금융권에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빗썸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한 데 이어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4개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현장 점검에도 착수했다.

11일 금융위원회·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이 전날(1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자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금융회사에 준하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과 외부 기관의 주기적인 가상자산 보유 현황 점검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지도 차원을 넘어 향후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향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신뢰와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으로 '전산사고 등 이용자 피해 발생 시 무과실 손해배상책임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가상자산 관련 리스크와 내부적 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사례로 보고 '긴급대응반'을 중심으로 모든 거래소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보유·운영 현황 및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빗썸에 대해서는 이용자 보호 및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 등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10일 FIU와 금감원이 현장검사 착수했다. 구체적으로 고액 거래 발생 시 이상 거래 탐지 등을 위한 적절한 체계가 구축됐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 4개 거래소에 대해서도 '긴급대응반' 주도로 보유 자산 검증 체계 및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현장점검을 추진한다. 오지급 사태로 인해 발생한 이용자 피해를 면밀히 파악하고, 충분한 보상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 회의를 열고 빗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긴급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현안 질의에는 이재원 빗썸 대표와 문선일 빗썸 부사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하주식 금융정보분석원(FIU) 제도운영기획관 등이 참석한다.

정무위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내부 통제 시스템과 지배 구조의 결함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무위는 이 대표를 불러 책임 소재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