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원장' 금감원, 금융위 신경전 벌인 특사경 인지수사권 논란 '종지부'

"공권력 오남용 우려" 금융위와 신경전…李 나서자 교통정리
인지수사권 부여하되 금융위 거쳐 수사 개시 여부 결정키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6.2.5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금융위와 금감원) 누가 주도권을 쥐는지는 쓸데없고 부질없는 얘기고, 다투지도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절친으로 '실세 원장'으로 불리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인지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원장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에서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와 민생금융범죄 중 불법사금융 분야 특사경을 새롭게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를 마쳤다"며 "반면 회계감리나 금융회사 검사 분야에서는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지 않기로 금융위와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취임 후 자본시장 특사경의 '인지수사권'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지난해 국감 당시에는 "절름발이 특사경"이라고 칭한 데 이어 지난달 5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즉시 수사를 해야 하는데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해 3개월을 허송세월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민간 조직인 금감원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맞는지 논란이 불거졌고, 금융위 내부에서 공권력의 오·남용 등 우려로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금융당국의 역량을 '조사'가 아닌 '수사'에 집중하려고 하면 오히려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은 그동안 수사를 해온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넘어, 기업 회계감리와 민생 금융범죄 대응 등 금융감독 업무 전반에 대해 인지수사권을 부여해달라고 금융위에 요구했다. 또 신속한 수사를 위해 금감원 자체 수사심의위원회를 꾸리겠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가 '금감원 특사경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긴급 가동하며 금융위와 금감원 간 '집안싸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신경전이 고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7 ⓒ 뉴스1 이재명 기자
금융위-금감원 '집안싸움' 수면 위로…李, 금감원 손들어줘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금감원에 대해서만 인지수사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며 이 원장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고, 바로 다음 날인 2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의 신속 대응 측면에서 인지수사권 필요성이 인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과 불법사금융 분야 특사경을 도입하는 방안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교통 정리에 나섰다.

다만 금감원이 요구한 별도 수사심의위원회를 꾸리는 것은 금융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초 수사 신속성과 기밀 유지를 위해 금감원 내 수사심의위를 꾸려 48시간 이내에 결론을 내리겠다는 주장이었는데 금융위는 "금감원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이 유보되긴 했지만 민주적 통제 필요성이 인정됐다"며 반대했다.

특사경 업무 범위를 기업 회계감리와 금융회사 검사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더 이상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금융위와 협의를 마쳤다고 공식화했다.

이 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 특사경이 직접 인지수사를 하게 되면 수사 권한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만큼, 이에 대한 엄격한 통제 장치도 마련할 것"이라며 "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적 구성과 운영 방식 등 세부 사항은 금융위와 협의 중으로, 애초 금감원이 수사심의위를 꾸리려고 했던 '48시간 이내 결론' 등도 최대한 지켜지는 방향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금감원의 모든 데이터 조사 자료는 기밀성이 있고 유출되면 큰일 나는 정보로, 신속한 보존이 핵심이라 여기(금감원 내 별도 수사심의위)에서 하자는 게 저희 입장이었다"며 "주체가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수사심의위원회냐는 중요하지 않다. 48시간 내 결론, 정보 유출 우려 등도 조만간 정리되는 데 지장 없을 것"이라고 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