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금감원 인지수사권 제한은 부당"…금융위에 "법 고쳐라"

"검·경이 감당 못하는 수사권 위임…누구든 불법 잡아야"
KISA·건보공단엔 인지수사권…"일률적으로 똑같이 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감독원에 대해서만 인지수사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며 "(훈령을) 고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에서 금감원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직무 확대 방안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금감원 특사경이 △독자적 인지수사권 도입(금감원 내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통제) △민생 특사경 도입(직무범위를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등 민생범죄로 확대)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 장관은 금감원 자본시장 특사경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커 국가기관이 입건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독자적 수사개시권의 필요성과 오남용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또 보이스피싱 등 민생 특사경 도입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경찰이 다양한 형태로 수사팀을 만들어 운용하는 중이라며 금감원과 경찰의 협력 관계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금감원 특사경에 지금까지 '인지수사권'이 부여되지 않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인지수사권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고소·고발 없이도 직권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향해 "금감원은 인지 수사를 못 하게 해놨다는데 그건 더 문제"라며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가 미묘하지만 (금융위는) 감독기관인가, 상위 기관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지도·감독 상위 기관이다"고 답했다.

이어 "왜 인지를 못 하게 했느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금감원은 민간인 조직이라 2015년 8월 특사경 제도가 도입될 때 국회 논의에서 여러 논의가 진행됐다"며 "특사경 제도를 처음으로 민간한테 주는데 공권력의 남용이나 국민 법 감정을 생각해 인지 수사를 자체적으로 하는 것은 조정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특사경의 취지는 검찰, 경찰이 수사를 다 감당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특수한 전문성이 있는 분야라 공직자 또는 민간기구에 조사나 행정을 부여한 것 아니냐"며 "금감원 같은 전문적 단체는 공무를 위임받은 단체니까 준공무기관인데 법 위반이나 불법을 교정하는 걸 굳이 검사만 승인할 수 있다는 건 이상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어 이 대통령과 정 장관 사이에 금감원 수사권을 둘러싼 첨예한 논의가 이어졌다.

정 장관은 "(금감원은) 어쨌든 민간인이고 공무원이 아니다"며 "수사권은 강제 수사 동반할 수밖에 없고 특히 금감원은 영장 없이 계좌 추적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 권한을 신중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금감원의 수사 시작이 외부에 알려지게 됐을 때 일반 자본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금감원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웬만하면 덮어서 넘어갈 일을 마구 들쑤셔서 범법 행위를 찾아내면 불안해질 수 있다는 비슷한 취지 같은데"라며 "법은 누구든 다 지켜야지 적당히 덮어놓아야 (하느냐). 아무나라도 불법은 교정해야 되는 거 아닌가"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민간 조직에 대한 수사권 부여 우려를 재차 전달하자 이 대통령은 "통제는 적절히 하겠죠"라며 "강제 수사는 당연히 검사만 할 수 있고 영장을 청구하면 승인을 해줘야 하니까 강제력 행사에 대해서는 통제 시스템이 유지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특사경 도입이 추진 중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및 건강보험공단에 인지수사권이 부여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일률적으로 똑같이 하라"며 "금감원에 대해서만 인지를 검사의 승인을 받도록 제한하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고 했다.

이 위원장도 "금감원과 그렇게 협의해서 금융위가 하는 것처럼 수사심의위원회를 두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