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 쏙 빠진 금감원과 '신경전'…금융위 "지도·감독받는 위탁기관"

금융위 "업무보고 외 비공식 협의 등 충분히 협의"
공공기관 지정 두곤 '반대 입장' 안밝혀…"입장 확정 전"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2/뉴스1

(서울=뉴스1) 김도엽 김근욱 기자 = 금융위원회가 금융유관·공공기관으로부터 받기로 한 업무보고에서 '금융감독원'만 쏙 빠진 것을 두고 양 기관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과 관련,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업무보고 외에도 매달 비공식 협의를 진행하는 등 협의는 다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은 관련 법상 금융위의 '위탁 산하기관'이란 점을 분명히 하며, 이와 다른 이해는 있을 수 없다며 '상하 관계'를 분명히 했다.

신 처장은 13일 오후 금융공공기관 생중계 업무보고 뒤 기자들과 만나 업무보고 대상에서 금감원이 빠진 이유를 묻는 질의에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간 2주 간격의 주례 회동이 있고, 부위원장과 수석부원장·부원장 간 매달 비공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분명히 말하는 건, 금감원이 금융위의 유관기관으로 업무보고 대상에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와 관계없이 감독원과 금융위의 관계는 금융위설치법에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의설치등에관한법률(금융위설치법)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감독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산하기관으로, 예산, 인력뿐만 아니라 금감원을 지도·감독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 전반을 금융위가 의결하는 구조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역할과 권한 중첩을 두고 오랜 갈등을 빚어왔는데, 금감원의 상급기관은 '금융위'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8일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관기관 업무보고' 관련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사서함'을 운영하며 이 명단에 금감원을 올려놨다. 이에 전날(12일) 금감원 또한 업무보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 보고 명단에선 돌연 빠졌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양 기관 간 '기 싸움'이 작용한 것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이 대통령의 38년 지기 친구로 알려진 '실세 금감원장'으로 불리며 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의 권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금융위와 묘한 신경전이 벌여왔는데, 이의 연장선인 셈이다.

양 기관의 갈등은 이달 말로 예정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으로, 이 원장은 여러 차례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며 공공기관 지정이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신 처장은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금융위의 입장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반대 입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상위 조직으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하는 주체다.

신 처장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또 누가 어떤 방식으로 민주적 통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대부업체들에게 너무 낮은 가격으로 부실채권 매각을 강요한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대부업체들로부터만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새마을금고나 은행도 있어서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대부업체의 참여를 계속 독려해나가고 있고 현재 9개 대부업체가 3500억 정도를 새도약기금에 매각한 상황이다"며 "금융위 차원에서도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조작 합동대응단' 인력 확대와 관련해서 "아직 결정된 것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팀 간 경쟁을 시켜 빠르게 불공정거래를 적발하자는 취지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인적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산업은행과 연관된 '명륜당 사태'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가맹점 대출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