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2년 중단' ELS 판매 기지개…제재심 후 재개 예상

주요 은행 '소비자 보호 강화' 투자권유준칙 개정
'거점점포' 마련 나선 은행…제재심 후 판매 재개 예상

9일 서울 용산구에 설치된 은행 ATM기를 시민들이 이용하는 모습. 2025.1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김근욱 기자 =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단계에 있는 은행권이, 지난 2년간 판매를 중단한 ELS의 판매 재개를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판매 창구인 거점점포 마련에도 이미 나선 데 이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기준과 함께 고객 적합성 원칙 등을 각 은행 준칙에 반영하는 등 규정 정비를 대부분 완료한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은행은 올해부터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는 장외파생상품 투자권유준칙을 개정해 시행 중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장외파생상품을 판매할 경우 목표시장과 판매전략에 부합하게 판매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는 한편, 부적합 투자자가 스스로 투자하고자 하는 경우 부적정성 판단 보고서를 교부하고 투자권유 부존재 문서를 징구할 경우에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소비자보호그룹 대표 및 상품소관부서가 준칙을 주기적으로 점검 및 모니터링하고, 해당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ELS 판매 중단을 하지 않은 우리은행도 해당 준칙을 소비자 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춰 개정했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15일 투자권유준칙(장외파생상품용) 개정을 완료했으며, 농협은행도 지난해 10월 기존 신탁투자권유 준칙 폐지 후 '투자권유준칙'에 병합하면서 해당 내용 반영을 완료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부적합 투자자의 경우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다른 은행 대비 엄격한 기준을 최근 세웠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금소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 완료 후, 금융투자협회 표준투자준칙 개정을 통해 이를 반영한 데 이어, 은행 내부 준칙에도 적용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그간 준칙 개정을 ELS 판매 재개를 위한 기초단계라고 봤다.

앞서 은행권은 ELS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2024년 1월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당시 금융당국이 ELS 판매와 관련 은행 판매 중지를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판매 재개는 2년여 만으로, 금융당국이 발표한 '홍콩 H지수 대책'을 반영해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갖춘 '거점점포'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거점점포에선 ELS 판매를 위해 별도의 출입문이나 층간 분리를 통해 물리적으로 분리된 판매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ELS 상품 관련 교육을 이수하거나 자격증이 있고, 판매 경력을 갖춘 전담 판매 직원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착각해 가입했다가 손실을 본 사례를 감안, 물리적으로 공간을 분리해 착오를 방지하는 차원이다.

투자자의 정보와 투자 성향을 분석하는 기준은 한층 강화한다. 기존에는 투자자의 답변 점수를 단순히 종합해 투자 성향을 평가했으나, 앞으로는 특정 답변에 따라 적합하지 않은 상품은 아예 투자 권유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중요 사항이 명확히 설명될 수 있도록 핵심(요약) 설명서의 최상단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과 적합하지 않은 소비자 유형 △손실 가능성 등 위험, 손실 발생 사례 등을 먼저 기재·설명하도록 개선한다. ELS와 같은 고위험상품이 가입될 수 있도록 특정 답변을 유도하거나 대면 투자 권유 후 비대면 계약을 권유 혹은 금융회사가 대리 가입하는 경우도 전면 금지한다.

은행권은 이런 요소를 반영한 거점점포 공사를 전국 지점 일부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별도 분리된 창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전담 직원도 필요해, 거점점포 숫자는 차츰 늘려갈 예정이다.

한편 금융권에선 판매 재개 시점을 금감원의 '제재심 이후'로 보고 있다. 금감원으로부터 총 2조 원대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받은 은행권은 현재 제재심에서 과징금 감경을 위한 적극적인 소명을 진행 중이다. 제재심 도중 판매 재개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오는 15일 2차 제재심이 예정돼 있으나, 조단위 과징금인 만큼 다퉈야 할 부분이 많아 1분기 내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ELS 판매 재개 또한 이르면 1분기 중일 전망이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