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보험사 키우고 계파는 없앤 임종룡, 2기 과제도 '종합금융그룹' 도약
그룹 출범 후 첫 연임 회장…증권·보험 포트폴리오 완성
부당대출 등 위기 정면 돌파…'탑티어 종합금융' 완성은 과제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이변 없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임기 중반 전임 회장의 부당 대출 사건으로 촉발된 내부통제 문제 등 여러 위기 속에서도 정부 금융정책 기조에 부응하는 동시에 증권·보험업 진출을 통한 그룹 성장을 이끄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금융의 오랜 갈등인 '계파주의'를 직접 척결하기도 했다. 내부 통합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향후 3년간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안정적 도약을 이끌 지 주목된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9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로 임종룡 현 회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7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며,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사례다.
임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 직후부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속도를 내왔다. 우리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중 증권·보험 부문이 없어 수익구조가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에 편중된 점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다. 임 회장은 지난 2014년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성공한 장본인이기도 한데, 역으로 증권을 잃은 우리금융의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꼽혔다.
성과는 1년 만에 나타났다. 지난해 5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첫 단추를 꿰면서다. 이후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곧바로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에도 나서며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90%에 달했던 우리금융의 체질 개선을 착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 사이 위기도 있었다.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사태'라는 최대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당시 임 회장은 고개를 숙였으나 거취를 압박받는 한편 금융그룹 회장으로는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하기도 했다.
최근엔 이재명 대통령이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등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부패한 소수가 돌아가며 CEO직을 연임한다는 지적이었다.
임 회장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내부통제 개선안을 80여건 내면서 지배구조 개선, 자본비율 관리 등 당면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왔다. 지난해 2월엔 경영승계규정과 CEO 경영승계계획을 전면 개정하며 금감원의 지배구조모범관행을 충실히 따르기도 했다.
새 정부 들어선 '생산적 금융' 기조에 금융그룹 중 가장 먼저 발을 맞추면서 정부 금융정책 기조도 살뜰히 챙겼다.
그룹 외적인 규모를 넓히는 한편 그룹 내부적으론 '계파 갈등' 척결에 앞장섰다. 그간 내부 통합을 저해한다고 지적된 상업은행·한일은행 간 오랜 갈등을 정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26년 10개월 만에 상업·한일은행 동우회를 통합했다. 1970년대 상업은행, 한일은행에서 각각 설립된 동우회는 1999년 두 은행 합병 이후에도 통합되지 않은 채 26년간 별도 운영돼 왔다.
당시 임 회장은 "출신 은행 기반의 계파 갈등을 원천적으로 제거해 내부 통합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 확대 전략과 맞물려 그룹 경쟁력을 더욱 견고히 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는 그룹 경쟁력을 더 강화하는 것이다. 임추위는 향후 임 회장의 과제로 '증권·보험업 완성을 발판으로 이들 자회사를 집중 육성, 이를 통해 탑티어(Top-tier)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안정적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부여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지난해와 올해 증권·보험업 진출을 통해 보완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 능력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종 후보로 추천된 임 회장은 내년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이 이루어지면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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