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개입에 환율 37개월 만 최고 폭 하락에도…'연 평균 최고점' 코앞

외환당국 개입 전후 '55.2'원 급락한 환율
연 평균 환율 최고점 기록 수순…분기·월 평균도 역대 최고 수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나오고 있다. 2025.12.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함께 정부가 전방위 '달러 소환 작전' 정책까지 연이어 내놓으며, 환율이 3년 1개월 만에 최고 폭으로 하락했다. 연말 환율 종가 결정을 하루 앞둔 가운데 정부가 환율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연·분기·월 평균 환율이 현재까진 최고치 수준이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4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전·후로 달러·원 환율은 최대 55.2원 내렸다. 지난 23일 장중 최고점인 1484.7원에서, 26일 최저점인 1429.5원까지 급락한 것이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보면 지난 24일 환율은 1449.8원으로 전날 대비 33.8원 급락하며 2022년 11월 11일(59.1원) 이후 3년 1개월여 만에 최고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말 종가 관리를 염두에 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는 것이다. 외환당국이 지난 24일 "최근 원화의 과도한 약세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구두 개입한 데 이어, 기획재정부는 개인투자자가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등 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시장이 즉각 반응하면서다.

지난 26일엔 국민연금 환 헤지 소식에 환율은 1420원대까지 내렸다. 장중 환율이 1420원대까지 내려간 건 지난달 3일 이후 처음이다.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 환율 종가 기록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환율이 분기·월 기준 등 여러 지표에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지 여부다.

우선 연말 종가의 경우 역대 3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IMF 외환위기였던 1997년 종가 1695.0원 이후 최고치는 지난해 1472.5원이다. 올해 1400원 초·중반대 흐름으로 마감될 경우, 역대 3위 기록인 2001년(1313.5원) 지표를 갈아치우게 된다.

연 평균 환율은 역대 최고치가 확정됐다. 지난 26일까지 연평균 1421.86원을 기록 중인 환율은 1998년(1394.9원) 기록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분기·월 평균 환율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1~26일) 주간 종가 기준 환율 평균은 1470.5원으로,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역대 2위인 지난달(1460.44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분기 기준도 역대급 고환율을 기록 중이다. 올해 4분기 평균 환율은 지난 26일까지 1452.58원으로, 1998년 1분기(1596.9원), 올해 1분기(1452.9원)에 이어 역대 3위 수준이다.

시장에선 남은 연말에도 외환당국 정책 발표가 지속되며, 큰 반등 없이 원화 강세 압력 우세를 예상하며 1400원 초·중반대 등락을 예상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달러화 영향력이 제한된 구간 속 외환당국의 정책 발표 여파가 지속돼 원화 강세 압력 우세를 예상한다"며 "1월부터 본격화할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 효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및 개입을 계기로 한풀 꺾이는 흐름은 내년 상반기로 이어지며 올해 4분기보다 내년 상반기 환율은 조금 더 낮고 안정적인 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전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