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도 '대출 모집인' 중단…연말 한파에 "잔금 1월 연기" 특약까지
시중은행 모집인 대출 '사실상 셧다운'…대출 문턱 더 높였다
"인뱅 대출 언제 되나요?" 문의 폭주…재개해도 '하늘의 별따기'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KB국민은행이 연말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하나은행에 이어 사실상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이 모집인 대출 창구를 닫은 셈이다.
소비자들의 눈은 인터넷은행으로 향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10·15 규제' 이후 3주 가까이 중단된 상태다. 회사 측은 "규제 전산 반영 작업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섣불리 문을 열 경우 '대출 쏠림'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신종 특약'까지 등장했다. 연말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잔금 지급을 내년 1월 중순까지 미룰 수 있도록 한 안전장치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4일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한다"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내부 한시적 조치"라고 밝혔다. 대출 모집인은 은행과 계약을 맺고 대출 희망자와 은행을 연결해 주는 법인 또는 상담사를 말한다. 통상 은행권 신규 주담대 중 50%가량은 대출모집인을 통해 이뤄진다.
모집인 대출 중단은 국민은행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신한·하나·IBK기업은행이 이미 연말까지 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멈췄다. 농협은행도 12월 접수 물량에 대해 한도를 검토 중인 단계로, 사실상 시중은행 대부분의 창구가 닫힌 셈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창구를 걸어 잠그는 이유는 나날이 강화되는 규제 때문이다. 당초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맞춰 한도를 관리하고 있었으나 '6·27 대출' 때 하반기 총량을 기존 계획 대비 50%로 감축했다. 이에 일부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몰렸고, 결국 대부분의 은행이 같은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대출 소비자 커뮤니티에서는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재개 시점을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데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현재까지 신규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11월 중 재개할 예정"이라며 "10·15 부동산 대책 내용을 전산에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섣불리 창구를 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문을 여는 즉시 '대출 쏠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설령 재개되더라도 소비자들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 역시 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대출 한도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하루 접수량이 한도에 도달하면 곧바로 중단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연말 '모바일 오픈런'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말 대출 한파가 거세지면서 부동산 시장에는 '신종 특약'까지 등장했다. 계획대로 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매매가의 10%에 달하는 계약금을 잃을 위험이 있어서다.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계약한 A 씨는 "연말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잔금을 내년 1월 중순으로 미룰 수 있는 특약을 넣었다"며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융권은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해가 바뀌면 한도가 초기화되는 구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모집인 대출 중단은 연내 한시적 조치로, 내년 1월 이후 실행분은 정상적으로 접수와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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