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3분기 실적 '5조' 육박…연간 최대 실적 예고

KB금융 3분기만에 작년 실적 육박…4대 금융 연간 18조
이자이익 감소 추세…ELS·LTV 과징금 부담 현재 진행형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4.11.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3분기에 약 '5조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익으로만 '5조 원'일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전체 이익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부담이 올해는 줄어든 데다, 가계대출 축소에도 저원가성 예금 확대로 순이자마진 방어에 성공한 영향이다. 다만 4분기 중 ELS 및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있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4대 지주 3분기 순익 '5조'…연간 최대 실적 갈아치울 듯

26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른 주요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4조 98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4조 9252억 원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조 3254억 원으로 이미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대로라면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리딩금융'은 KB금융이 유력하다. 3분기 1조 5883억 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신한금융 1조 3495억 원 △하나금융 1조 669억 원 △우리금융 9758억 원 등이 뒤를 잇는다.

KB금융이 시장 예측치대로 실적이 나오면, 작년 전체 순익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상반기까지 3조 4357억 원의 순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미 달성했고, 3분기 실적까지 합하면 5조 원을 넘는다. 이는 작년 연간 기준 전체 순익 5조 782억 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이다.

지난해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홍콩 H지수 ELS 손실 부담이 사라진 기저효과와 함께, 저원가성 예금 증가에 따른 조달부담 축소로 세 차례에 걸친 가계대출 규제에도 순이자마진 방어에 성공한 영향이다.

4대 금융의 올해 연간 실적은 18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4분기 4대 금융 실적 예상치는 2조 5995억 원으로, 3분기 예상 실적치를 합하면 18조 원에 육박한다. 작년 4대 금융 실적 16조 4205억 원 대비 증가율이 9% 넘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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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출 규제로 수익성 악화…환율 상승에 비이자이익 감소

4분기부턴 실적이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실적을 좌우하는 이자수익 규모가 대폭 감소할 수 있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에 이어, 9.7 추가 대책, 10.15 부동산 안정화 대책 등으로 가계대출 규제가 촘촘해진 영향이다.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기존 대비 50%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고, 3단계 스트레스 DSR에 이어 10·15 안정화 대책으로 최저 스트레스 금리 상한까지 높아져 사실상 4단계 스트레스 DSR 시대에 접어들었다. 스트레스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특히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위험가중자산(RWA) 비중치를 가계대출은 높이고, 기업대출은 줄일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대출과 달리 리스크가 높은 기업대출을 무한정 늘릴 순 없는 상황이라,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비이자이익은 3분기 중 50원 이상 상승한 환율 여파로 비화폐성 외화환산손실이 소폭 발생하는 한편, 시장금리도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이자이익은 전 분기보다 다소 큰 폭으로 낮아지겠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다올투자증권도 "분기 중 환율 상승에 일부 외화 환산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LS ·LTV 담합 과징금 등 부담…"이익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냐"

ELS, LTV 담합 과징금뿐만 아니라 '상생금융' 압박에 따른 부담은 여전하다.

시장에선 연내 과징금 부과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보면서도, 실제 부과되더라도 우려와 달리 이익을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정욱 연구원은 "공정위원장이 새로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기적으로 (LTV 담합) 과징금이 연내 부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어 "금감원이 부과할 홍콩 ELS 과징금은 산정기준이 수입에서 판매금액으로 변경됐지만, 위반행위 중대성 평가 결과에 따라 부과기준율이 크게 달라지는 데다 경미한 위법 행위의 경우 부과기준율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조정이 가능하다"며 "사후 수습 노력이 있었던 경우 최대 75%까지 조정 가능해 실제 부과 금액은 우려보다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TV, ELS 관련 비용 및 2026년 교육세, 법인세 증가, 생산적금융 등 우려는 존재하는 상황이나 전년 대비 이익을 크게 훼손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은행권은 113만여 명의 빚 탕감 프로그램인 '새도약기금'의 분담금도 충당해야 한다. 은행권에서만 3600억 원에 이어 전 금융사가 4400억 원을 분담한다. 이는 고스란히 각 계열사 실적에 반영된다.

한편 4대 금융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8일 신한·하나금융을 시작으로 29일 우리금융, 30일 KB금융 순으로 이어진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