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달러 선불" 트럼프 발언에 불확실성↑…환율 4개월 만에 최고치 마감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투자금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는 발언을 하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1.8원 오른 1412.4원에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이 1410원을 넘어 마감한 건 지난 5월 14일이 마지막으로,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앞서 환율은 24일 야간 거래에서 1403.8원에 마감하며 14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은 건 지난달 22일(1400.5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며, 이틀 연속 1400원대를 기록한 것도 지난달 21~22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투자금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한미 관세협상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환율이 더욱 상승 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 협정 측면에서 우리는 중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와 아주 잘하고 있다"며 "일본과는 5500억 달러, 한국과는 3500억 달러를 선불로 받기로 했다. 관세를 통해 엄청난 금액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론을 펼치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협의 사안인 양국 간 통화스와프 등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면 당분간 상승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화가 상대적 약세를 보이자 코스피에서 외국인 자금도 빠져나갔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6610억 원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 불확실성으로 달러·원 환율이 심리적 단기 저항선이었던 1400원을 돌파함에 따라 1410원대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한미 협상이 장기전으로 번질 우려가 확산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금액 3500억 달러가 '선불'이라고 발언하며 시장 우려를 키웠다"며 "이에 달러·원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11원 넘게 급등한 1412원에 마감했다"고 진단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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