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집 분위기' 금융당국…수장들 직원 달래기 나섰지만 '역부족'
이찬진 금감원장과 면담…노조, 다음주 국회 집회 예고
'조직개편 속앓이' 권대영 부위원장도 직원들과 소통 나서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정부 조직개편에 따른 내부 반발이 잇따르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 내부 진통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노조와의 면담에서 금융당국 조직개편에 대해 "분리 비효율성,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독립성 및 중립성 약화 우려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한다"고 첫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세부 운영 방안 설계를 위한 관계기관 논의 및 입법과정 등에서 조합원 및 직원들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이 조직개편에 대한 우려와 함께 향후 직원들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격앙된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당장 다음 주 중 국회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장외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소비자보호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 등에 반대하며 저연차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임원진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불만이 계속 쌓여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감원 직원은 "한 주 동안 출근길 시위로 내부 결집을 했으니, 내주에는 장외투쟁에 나설 계획"이라며 "젊은 직원들이 앞장서서 연차를 사용한 뒤 국회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해체를 앞둔 금융위 직원들도 최근 익명으로 참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열고 정부 조직개편 관련 애로 사항을 토로하는 등 불만이 잇따르자, 간담회를 열고 소통에 나섰다.
정부의 조직개편 발표 이후 금감원 직원들이 '상복 시위'로 조직개편에 강력히 반발하는 반면, 금융위 직원들은 공무원 신분으로 적극 나서지도 못하고 답답함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새 정부 출범 후 '6·27 부동산 대책' 등 굵직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대통령으로부터 "열일한다"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조직이 "30년 전 실패 모델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의 깊은 무력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지난 12일 오후 열린 간담회에서는 2시간 동안 조직 개편 관련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간담회장에는 수 십명의 직원들이 모였고, 화상 채팅으로 참여한 직원들도 있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이관되고, 금융위는 감독 정책만 담당하는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재편된다.
이날 자리에서는 직제 개편, 인원 배분 등 직원들의 질의가 이어졌고 권 부위원장이 최대한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도 취임 후 조직개편에 따른 직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직개편과 관련 "내용이 공개되고, 그것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생기면 필요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직개편 관련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는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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