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金' 맡기고 '이자' 받는 세상 열렸다…하나은행의 '혁신 아이디어'

금융권 최초 '금 실물 신탁' 등장…24K 순금·100g부터 가입
1억원어치 맡기면 연간 150만원 수익…시세 차익까지 '이중 수익' 기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관련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2.2.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은행에 금(金)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상품이 출시되면서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하나은행이 선보인 '금 실물 신탁'이 그 주인공이다.

금은 보통 가격 상승분만큼만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 상품은 연 1.5%의 운용수익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1억원어치 맡기면 연간 150만원 수익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부터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 지점에서 '하나골드신탁(운용)'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 상품은 고객이 보유한 금을 은행에 맡기면, 감정을 거쳐 만기 시 감정가의 1.5% 수준의 수익과 함께 금 실물을 돌려주는 구조다.

가입 대상은 24K 순금이며, 최소 가입 중량은 100g이다. 한국거래소 기준 g당 15만 원으로 계산하면, 약 1500만 원 상당의 금을 보유한 고객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예컨대, 약 1억 원 상당의 금을 맡기면 연간 약 150만 원의 운용수익을 얻고, 만기에는 맡긴 금을 그대로 돌려받는다. 여기에 금 시세가 오르면 시세차익까지 더해져 '이중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만기에 받은 운용수익은 현금으로 지급되고, 손님이 원하는 경우 금 실물로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의 하나은행 창구 모습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800톤' 장롱금 움직인다

이같은 상품은 하나은행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국내 주얼리 연구소인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순금(24K) 보유량은 약 800톤에 달한다.

'돈은 일을 시켜야 한다'는 자산 운용의 기본 원칙에도 불구하고, 순금은 대부분 장롱 속에 보관된 채 사실상 자산으로써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개인이 금을 직접 보관하다가 분실하거나 도난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에 하나은행은 지난 6월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과 업무협약을 맺고, 이 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구체적으로 한국디지털에셋은 고객이 맡긴 금의 감정가 중 80%를 안전성이 높은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은행을 통해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는 '1석 3조 효과'

하나은행은 이번 상품이 '1석 3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금을 안전하게 은행에 맡겨 분실과 보관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 뒤 만기에는 금 실물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

'하나골드신탁' 계약을 체결한 손님 A 씨는 "그저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면서 보관만 하던 금으로 운영수익을 챙기고 필요할 땐 처분도 할 수 있게 돼 상품 만족도가 매우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골드신탁은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 지점에서 시범 운영을 거친 후 18일부터는 서울지역 25개 영업점과 부산 '해운대동백' 지점까지 26개 영업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도 '운용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혁신적인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