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금융 대전환"…'생산적 금융' 확대, 회계 기준 개선키로
'영구폐쇄형 인프라 펀드' 평가 손익, 당기손익서 제외
벤처 투자 활성화 위해 '공정가치 평가부담' 완화 검토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장기 인프라 펀드의 회계 기준을 개선, 해상·풍력 발전이나 데이터 센터와 같은 대형 SOC 투자를 유도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자금 흐름을 생산적 영역으로 물꼬를 바꾸기 위한 금융 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금융감독원, 회계기준원, 금융투자협회, 벤처캐피탈협회 등 유관기관 및 은행, 보험, 자산운용사, 벤처투자회사 등 자본시장 참여자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그간 은행, 보험, 운용사 등 투자자들은 장기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영구 폐쇄형 인프라 펀드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 회계기준원은 일반적인 펀드의 경우 만기가 있거나 중도환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채무상품'으로 분류되어 관련 평가손익을 당기손익에 반영해야 하나, '만기가 없고 환매가 금지된 인프라펀드'의 경우 발행회사가 투자자에게 원금을 상환해야 할 의무가 없는 만큼 '지분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인프라 펀드가 지분상품으로 분류되는 경우, 투자자는 관련 평가손익을 '당기손익'(손익계산서, FVPL)이 아니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재무상태표, FVOCI)에 표시하는 회계처리를 투자 시점에 선택할 수 있다.
영구 폐쇄형 인프라 펀드 투자의 평가손익이 당기손익에서 제외되면 금리나 경기 변동 등에 민감한 장기 투자 시에도 투자자의 재무제표상 손익 변동성이 대폭 줄어들어 금융권의 장기투자 유인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보험·운용사 등 주요 투자자들은 "해상·풍력 발전, 데이터 센터 등 대규모 SOC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 고려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비상장주식 공정가치 평가 가이드라인' 개선 요구도 나왔다.
벤처캐피탈협회를 비롯한 사모펀드 운용사(PE), 신기술 금융사업자, 벤처 투자회사들은 "사업화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기술 기반 벤처기업의 특성상 특별한 기업가치 변동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원가로 측정해도 회계정보 왜곡 우려가 적은 경우에는 공정가치 평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원가 측정 허용 범위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2020년 벤처투자법 제정을 통해 국내에 도입된 이후 주요 벤처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조건부 지분인수 계약(SAFE) 투자 방식에 대한 회계 처리 완화도 건의했다.
벤처캐피털협회는 투자받은 기업이 SAFE를 '자본'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 방안과 투자자의 공정가치평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금융위는 회계 투명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는 회계처리가 이루어지도록 회계처리 기준 및 가이드라인 등을 현실에 맞게 개선·보완할 예정이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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