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육성 역할 커진 산업은행…올해만 8000억 유상증자

산은 945억 추가 유상증자…올해만 8142억
첨단전략산업기금 역할 커진 산은…자본금도 상향

산업은행 전경 ⓒ News1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100조 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 등 벤처·첨단 전략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부 정책에 따라 산업은행이 추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945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89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발행 가격은 1주당 5000원으로, 산업은행은 이를 통해 945억 원의 자본금을 확충한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100% 소유한 국책은행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는 모두 정부에 배속된다.

올해만 다섯번째 유상증자다. 지난 2월 650억 원을 시작으로 △3월 1555억 원 △5월 말 3882억 원 △6월 말 1110억 원 등 상반기에만 총 7197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산업은행은 확보한 재원을 첨단산업 지원 확대를 위한 자금 지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세계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100조 원+α 규모 첨단전략산업 금융지원이 대표적이다.

민관 합동펀드로 조성되는 이번 지원책은, 산업은행에 설치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50조 원이 큰 축으로 구성된다.

최근 이 대통령이 "손쉬운 이자놀이에 매달리지 말라"는 경고에 금융당국은 곧바로 금융협회장을 불러 '생산적 금융 확대 관련 의견교환을 위한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서도 향후 조성될 첨단·벤처·혁신기업 투자를 위한 민·관 합동 100조 원 규모 펀드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하반기 산업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셈이지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을 충족하면서 정책금융을 확대하려면 법정자본금을 확대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 산은의 납입 자본금은 약 27조 400억 원에서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7조 1345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산업은행법상 산업은행은 자본금을 30조 원 이내로 관리해야 하는데, 자본금 소진율이 90%를 이미 넘는 수준이다.

자본금 상향이 없다면 대출, 보증, 투자 등 산업계를 향한 금융 지원을 더는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1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40조~60조 원 등 다양한 안이 있었으나, 여야는 현행 30조 원 한도를 45조 원으로 확대하는 안에 합의했다.

2분기 기준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 4월 산은이 보유 중인 한화오션 지분 중 1300만 주를 매각(1조 564억~1조 614억 원 규모)한데다 유상증자를 단행한 영향이다.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3월 말 기준 14.04%다. 지난해 3월 말 14.28% 대비 0.24%포인트(p) 하락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