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은행원이 업무 80% 맡는다"…시중은행, '시스템 고도화' 박차
5대 금융그룹 하반기 'AI 전환' 사활…역량 집중
직원용 '챗봇' 학습 거쳐 'AI 은행원' 대중화 수순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정부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이후 시중은행의 AI 시스템 고도화 작업이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순차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 'AI 은행원'이 업무의 80% 이상을 맡게 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금융권 망 분리 규제를 완화한 이후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금융그룹은 올해 하반기 AI 전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AI 대전환의 시대는 위기인 동시에 KB금융이 부가가치를 한층 더 높일 새로운 기회"라며 구조적 변화를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AI 실전 역량 강화를 위해 그룹사 대표이사 및 임원 본부장 등 그룹 경영진 237명 전원을 대상으로 AI 관련 온오프라인 사전 교육을 진행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 6월 챗GPT 활용 임원 연수를 열고 전사 차원의 AI 기반 업무환경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생성형 AI를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 향상에 우선 활용한 뒤 고도화를 거쳐 고객 상담 서비스에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5대 은행 모두 내규 관리 시스템, 게시판, 공문 등 혼재된 10만여 건의 정책금융 상품 정보를 대화 형식으로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내부 지원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하나은행에서는 해외 현지법인 근무 임직원의 업무 상황에 필요한 내규 및 현지 법령을 번역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갖췄다.
은행 관계자는 "AI 업무 비서를 통해 직원 개인별로 하루 30분 이상 업무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고객 상담부터 전산처리 종결에 이르는 업무 전체 과정의 80% 수준까지 자동화 지원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AI 은행원' 시범 운영을 이미 시작한 은행도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서소문에 미래형 영업점 'AI 브랜치'를 열었다. 기존 디지털 데스크와는 달리 AI 은행원과 대화하며 계좌 및 체크카드 신규, 외화 환전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올해 5월에는 내점 고객이 많은 신림동 지점에도 AI 창구를 마련했다. 디지털 데스크와 AI 창구, 환전 ATM 등의 효율적인 업무 연계를 통해 체크카드, 보안카드 발급이나 현금 출금 등 효과적인 실물 업무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AI 뱅커'는 예·적금에 이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상담까지 빠른 속도로 진화 중이다. 특히 하반기 AI 주택 청약 전용 상담도 출시할 예정이다. 실제로 고객이 놓치기 쉬운 조건이나 신청 시기를 AI뱅커가 먼저 알려주며, 상담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NH농협은행은 MS GPT 기반 대고객 서비스를 하반기 가동 목표로 개발 중이다.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쉽게 금융용어를 순화하고 말투와 문체 등도 친절하게 바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챗봇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AI 은행원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에 그치지만, 꾸준한 학습을 거쳐 1~2년 후면 성인 수준이 될 것"이라며 "고도화를 거쳐 은행 대면 업무의 상당 부분도 AI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