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없었다…새마을금고 이사장 당선자 90%는 전·현직 임원
첫 직선제에도 전·현직 이사장·임원 비중 87.5%…시·구의원 경력만 50명 가까이
부동산임대·자영업 등 비금융권도 대거 당선…전문성 우려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에서 당선된 새마을금고 이사장 당선자 중 90% 가까이가 전·현직 새마을금고 이사장 혹은 감사·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법 개정으로 자산 규모 2000억 원 이상 단위 금고 534곳에서 '직선제'가 시행됐지만 대부분 '무투표' 당선이고 실제 직선제가 이뤄진 금고는 208곳에 불과했다. 뱅크런 사태 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새마을금고가 대규모 인적 쇄신없이 사실상 기존 체제를 답습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뉴스1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올라 온 새마을금고 이사장 당선자 1101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선거에서 당선된 이사장 중 '현직'은 75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68.1% 수준이다.
현직 이사장을 제외한 전직 이사장·부이사장·감사·이사 등이 당선된 사례는 214명으로, 19.4%를 차지했다. 이를 합할 경우 87.5%로, 10명 중 9명은 사실상 기존 새마을금고 인사인 셈이다.
이번 선거에선 선거인 175만2072명 중 45만1036명이 투표에 참여해 25.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1101개 금고에서 최종 1540명의 후보가 등록해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경선이 실시된 곳은 358곳이다. 남은 743곳의 경우 단수 후보라 투표 없이 무투표 당선됐다. 그간 이사장 선출 시기가 제각각이라 일관된 관리가 어렵고 금품 수수를 비롯한 부정선거 논란 등이 생기면서 새마을금고법 개정 등으로 직선제 도입이 결정돼, 대규모 인적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큰 변화는 없었던 셈이다.
일례로 서울 내 금고에서 직선제 도입으로 경선을 치른 현직 이사장은 36명이다. 이 중 연임에 성공한 이사장은 20명이다. 16명이 연임 관행을 깬 '절반의 변화'도 있었지만, 이는 두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업에 '금융', '이사장'이라 적었더라도, 경력이 '시의원', '구의원' 등 순수한 금융권 출신이라고 보기 힘든 당선자도 50명 가까이 있다.
경력이 새마을금고 전무·감사 등이었더라도 현재 직업에 '무직'이라고 쓴 당선자도 171명에 달했는데 퇴직 후 곧바로 출마한 당선자도 있지만, 퇴직 시점을 알지 못해 '업무 연속성'이 우려되는 지점도 있었다.
전·현직을 제외하면 금융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직업도 있다. 직업에 △부동산 임대업 △부동산 분양 △부동산업 △임대업 △주택임대업 △임대사업이라고 쓴 당선자는 16명이다. '자영업'이라고 쓴 당선자도 46명에 달한다. 약사, 학원 원장, 옥외광고·철물점·여행사 대표, 그라운드 골프협회 부회장 등도 눈에 띄었다.
새마을금고법상 이사장으로 출마하려면 △금고 임원 6년 이상 근무 △중앙회 또는 금고 상근직 10년 이상 근무 △금융 관련 기관 공무원 10년 이상 근무 △금융위원회 피감 금융사 10년 이상 근무 중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이는 '상근 이사장'일 경우 해당하며, '비상근 이사장'일 경우엔 별도의 자격 요건이 없다. 실형·집행유예를 받은 자 등 '결격 사유'만 없으면 이사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금융사가 높은 금융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 비금융권 당선자 대부분은 '비상근 이사장'일 가능성이 높다.
뱅크런 사태 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새마을금고의 전문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위 금고를 관장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있음에도 각 단위 금고가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앙회가 각 이사장의 전문성을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무투표 당선이 많아 끊임없이 지적된 '세습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1282개 새마을금고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4등급(취약), 5등급(위험)으로 분류된 금고는 각 126개, 5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59개(4~5등급) 대비 3개월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1조 4000억 원)을 쌓은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새마을금고는 총 1조 2019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전문성 있는 인사 영입이 상대적으로 힘든 지방 소도시의 새마을금고의 경우, 지역 내 자금 유치를 위해 영향력이 높은 비금융권 이사장을 선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 내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자금 유치를 담당하고 대출을 내줄 수 있는 인사가 (당선)될 수밖에 없을 것. 그럼에도 비금융권 당선자의 경우 대물림하는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며 "조합원의 관심을 받지 못한 낮은 투표율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마을금고 이사장 당선자 평균 연령은 만 64.9세다. 만 44세부터 82세까지 다양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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