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없는 삼성금융, '리딩뱅크' KB와 동거…'슈퍼앱' 메기 노린다
1등 기업·리딩뱅크 만남…파킹통장 이어 적금 출시도 검토
모니모 MAU 2년 만에 2배 넘게 성장…609만명
- 김도엽 기자,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박동해 기자 =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글로벌 핀테크 박람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의 화제는 단연 모니모였다. 삼성그룹이 생명·화재·카드·증권 등 금융계열사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모가, 5대 금융그룹과 나란히 박람회 내 '금융관'에 입점했기 때문이다. 핀테크 위크 첫 참가부터 삼성이 금융관 메인에 들어서자 업계 내에서는 '엄청 힘준다'며 회자됐다.
모니모는 출시 3년도 되지 않아 1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가진 '금융 슈퍼앱'으로, 금융권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이 없다는 결정적인 한계를 불식시키기 위해, KB국민은행과 손잡는 파격적인 '협업' 행보에 나섰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국민은행과 함께 오는 4월 중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통장을 선보이는 것으로 금리는 은행권 최고 수준인 연 4%(세전)다.
국민은행과 협업에 앞서 지난해 삼성금융네트웍스는 4대 은행을 비롯해 케이뱅크(279570)까지 협력을 선 제안했다.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는 '은산분리' 원칙으로 삼성금융네트웍스는 '비은행권 슈퍼앱'이라는 한계가 있는데, 이를 넘어서기 위해 역으로 자체 앱에 은행을 입점시키는 것이다. 실제 월간활성이용자수(MAU)의 경우 은행없이 카드·보험 등으로는 성장에 제약이 있다.
다만 모니모는 금융권에선 경쟁자다. 최근 농협은행은 증권, 카드, 보험 등 금융계열사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올원뱅크' 서비스를 개편하는 등 5대 금융지주는 자체 슈퍼앱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의 협력 제안에 은행 간 경쟁 프레젠테이션까지 이뤄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은행권과 제휴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일반 핀테크사와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이는 은행의 경우 영업점 수가 줄어들고,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도 과열되는 양상 속 영업 채널 다변화가 절실한 영향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23년 말 외부 플랫폼기업과의 제휴·협업을 넓히는 이른바 임베디드 뱅킹을 확산할 수 있도록 '임베디드영업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양사의 협업은 외부 확장을 도모하는 국민은행과, 은행권 제휴가 필요한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이해가 딱 맞아떨어졌기에 이뤄졌다. 국민은행의 MAU가 은행 중 가장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아울러 삼성금융네트웍스는 표면적으로 시스템 구축 개발 및 운영의 '안정성' 차원에서 제휴 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을 선택했다고 밝혔으나, 세부적으로는 리딩뱅크인 국민은행과 1등 기업 삼성의 만남이라는 상징성도 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사 앱 위주로 하던 사업에서 이제는 외부 채널 쪽으로 눈을 돌려가는 과정"이라며 "모니모의 경우 고객 연령대가 비슷해 서로 간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가장 크다"고 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파킹통장에 이어 국민은행과 '적금' 상품 출시도 검토 중이다. 양사는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모니모 전용 금융 상품·서비스 공동 기획 △모니모 활성화를 위한 홍보·마케팅 추진 △디지털 기술 교류 △데이터 분석·활용 등 지속 가능한 협업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앱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모니모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2023년 1월 250만 명, 2024년 1월 391만 명에 이어 올해 1월 기준으로는 609만 명이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MAU 400만명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4월 출시할 파킹통장의 경우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고객이 통장에 자동이체 등을 연계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추후 적금통장까지 연계하면 파급력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금융 회원은 약 2300만 명이다.
모니모 가입자는 지난해 8월 출시 2년 4개월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넘었다. 토스뱅크(2년 7개월), KB페이(2년 8개월) 등과 비교해서 더 빠른 수준이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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