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카 대신 '개카' 쓰는 청소년이 91%…"세뱃돈 엄마한테 맡겨" 안 통한다
현금 용돈은 6.8% 불과…청소년도 '계좌·카드'로 용돈 받는다
10명 중 8명이 '명절용돈' 직접 관리…'부모님께 맡긴다' 2명뿐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10명 중 9명의 청소년이 엄마 카드(엄카)를 사용하는 대신 개인 카드(개카)로 용돈을 받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들은 가입할 수 없는 '청소년 전용 카드' 이용 비율이 91.9%에 달했다.
청소년들이 용돈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세뱃돈은 엄마한테 맡겨'라는 말도 더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10명 중 8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명절 용돈을 스스로 관리하고 있었다.
23일 우리은행이 발간한 '청소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70.3%는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고 있었다. 필요할 때마다 용돈을 받는 청소년은 24.5%, 부모님 카드를 쓰는 청소년은 5.2%에 불과했다.
용돈은 현금이 아닌 '계좌·카드'로 받고 있었다. 본인 명의의 계좌·카드로 받는 청소년이 91.4%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현금으로 받는 청소년은 6.8%에 불과했다.
성인들은 가입할 수 없는 '청소년 전용 카드' 이용 비율도 91.9%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해당 카드로 용돈을 받거나, 교통카드 용도로 사용했다. 용돈을 받는 주기는 한 달에 한 번 받는 청소년이 73.1%, 일주일에 한 번 받는 청소년이 21.4%였다.
용돈 규모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에서 차이가 있었다. 중학생의 경우 5만~10만 원 미만이 40.3%로 가장 많았고, 5만 원 미만이 29.0%로 뒤를 이었다. 10만~15만 원 미만을 받는 중학생은 16.7%였다.
고등학생의 경우에도 5~10만 원 미만이 29.2%로 가장 많았지만, 10~15만 원 미만도 27.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용돈을 20만원 이상 받는 고등학생 비율도 21.0%였다.
용돈 사용처를 명확히 구분하는 특징도 주목할 만 하다. 청소년들은 옷이나 책 등 필수적인 구매는 부모님에게 의존하지만,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문구류나 캐주얼 의류 등은 자신의 용돈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따르면 남학생들은 게임 또는 구독서비스 등 '디지털 환경'과 관련된 소비를 선호했다. 반면 여학생은 브랜드나 팬덤과 관련된 소비를 즐겼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용돈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세뱃돈은 엄마한테 맡겨"라는 말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조사 결과, 명절 용돈을 본인이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81.8%로 대다수였고, 부모님이 관리하는 경우는 18.2%로 나타났다.
부모님이 대신 관리하는 경우 추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54.8%,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응답한 청소년은 29.4%였다.
보고서는 "청소년들은 단순히 소비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경제 활동의 첫 단계를 경험하는 주체"라며 "용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스스로 계획하고 관리하면서 경제적 선택의 책임을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만 14~18세 청소년 3729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또는 모바일 조사를 통해 실시됐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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