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덫 걸린 '특례보금자리론'…주금공 MBS, 이미 작년치 83% 발행

올들어 12.4조 발행…초우량채 급증에 '자금 블랙홀' 등 우려 커져
주금공, 분산발행 등 부담 완화 노력…금리동결 지속 등 속도조절 나선듯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지난 1월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2023.1.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특례보금자리론의 기대 이상 흥행에 주택금융공사가 재원인 주택저당증권(MBS)을 지난해 전체 물량의 83% 가까이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금공은 시장 상황에 맞춰 발행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지만, 초우량채인 MBS가 시장에 대량으로 풀리면서 채권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오는 23일 9개 종목에서 1조2247억원 규모의 선순위 MBS를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이 성공적이라면 이달 들어서만 3조1432억원 규모의 MBS를 발행하게 된다. 올 들어서는 총 12조4363억원 규모다.

지난해 주금공은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로 채권시장이 불안정하자 15조253억원의 MBS를 발행했다. 올해 5월까지 발행했거나 예정된 MBS만 작년의 82.7% 수준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정책 모기지다. 이에 따른 공급 예정 규모는 39조6000억원으로, MBS 발행 물량이 집중되면 시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정책 초기부터 제기됐었다.

재원인 MBS는 주금공이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한다. MBS는 신용등급이 트리플 에이(AAA)로 한전채와 동일한 우량채로 분류된다. 물량이 시장에 과도하게 풀리면 시중 자금이 집중되는 '블랙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주금공은 MBS를 발행할 때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경우의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국채선물 매도나 IRS 페이(매도)를 통해 헤지(위험 분산)를 한다. 이 경우 국고채 금리가 오를 수 있는데, 과거 안심전환대출 출시 때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대출 금리도 연쇄적으로 밀어 올려 금리 부담을 키운다.

주금공 관계자는 "이전에도 연간 20조~40조원 수준의 MBS를 발행해 왔으며 분산발행, 해외발행 확대, 해외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국내 채권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회사채 시장에 많은 수요가 몰리는 등 시장 상황에 맞춰 발행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주금공이 예정한 정책모기지 공급액(디딤돌대출 포함)은 44조원에 달해 올해 MBS 발행 물량은 예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공급한 정책모기지 공급액은 2021년이 31조7914억원, 2022년 23조1126억원이다.

여기다 연간으로 계획했던 공급 물량의 약 80%(30조9000억원)가 출시 3개월 만에 신청 접수된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 단시간에 대규모 MBS 발행이 불가피해서다. 주금공은 하반기에도 월 3조~4조원씩 MBS를 추가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특례보금자리론은 매달 공급 금리를 조정하겠다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출시 이후 3개월째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동결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이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7~5.916% 수준으로 떨어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매력도가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연 4% 초반 금리로 판매되면서 시중은행의 금리 조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MBS 발행 가중 평균 금리가 4% 초반으로, 물량 확대로 채권금리 인상에 영향을 준다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단 점도 주금공은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