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응진의 똑똑재테크] '착한 투자'가 뜬다…주목받는 ESG

환경보호·사회적으로 옳은 일·건전한 지배구조 갖춘 기업
올해 수익률 25.76%…자산구성 ESG집중 안됐다는 지적도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착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좋은 실적을 내는지만 보는 게 아니라 그 기업의 ESG(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적책임, Governance·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성과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ESG는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으로 옳은 일을 추구하며,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을 말하며,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지구 온난화, 탄소 배출 등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고, 잘못을 저지른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오너 리스크 등 후진적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 등이 ESG가 관심을 받게 된 배경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린(친환경) 뉴딜을 핵심 정책으로 삼은 점도 EGS 확산 기류에 힘을 싣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투자하면서 수익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줬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야기하고 있으며,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면서 "클린에너지와 언택트(비대면) 관련 종목의 비중이 높은 사회책임투자(SRI)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ESG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ESG 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할 때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으며, 수익률도 고려한다.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은 지난달 'NH-Amundi 100년 기업 그린 코리아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ESG 중에서도 성장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전기차와 헬스케어 산업 등에 집중 투자한다. 지난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BNPP 아름다운 SRI 그린뉴딜 펀드'를 내놨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SG펀드의 일종인 SRI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지난 22일 기준 43개다. 이들 펀드의 설정액은 4817억원, 순자산은 6736억원 규모다. 연초 이후 SRI펀드 평균 수익률은 11.90%로, 국내·해외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평균 수익률(각각 3.93%, 9.65%)보다 높다. 또 SRI 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28.66%, 3개월 평균 수익률은 6.73%로 견조한 편이다.

SRI펀드가 다른 유형의 펀드에 비해 코로나19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손실률을 기록한 점이 SRI펀드에 대한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개별 SRI펀드 중에서는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C-W'의 수익률이 올해들어 38.62%로 가장 높다. 이 펀드의 설정액은 61억원, 순자산은 78억원이다. 덩치가 가장 큰 펀드는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A1'로, 설정액은 381억원, 순자산은 647억원 규모다. 올해 수익률은 25.76%를 기록했다.

올해들어 SRI펀드에는 1437억원이 흘러들어갔다. 전체 설정액의 29.83%가량이 올해 새로 유입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에서는 4조4327억원이 빠져나갔다. 김후정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성 평가가 좋은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면서 "지속가능성 요소가 실질적으로 펀드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ESG펀드의 포트폴리오상 자산구성이 ESG에 집중돼 있지 않아 자칫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환경주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SG펀드들의 투자설명서를 보면 상당수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종목을 편입·배제하는지, 편입 종목들의 ESG 성과가 어떤지 등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중장기적으로 투자자 신뢰 저하와 ESG펀드 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ESG 펀드에 대한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Eurosif(유럽 지속 가능 투자 포럼)의 SRI 투명성 코드의 사례를 참조할만 하다"고 했다.

Eurosif는 SRI펀드에 대해 정식투자설명서와 별개로 투자기업에 대한 ESG 평가방식, 포트폴리오 구성에 ESG 평가 결과가 반영되는 방식, ESG 평가 빈도 및 주요 변경사항, 포트폴리오 사후관리와 통제 등을 추가로 공시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유럽 내 전체 SRI 공모펀드 884개 중 800개가 이 코드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