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공매도 대주 종목 700개로 늘린다…수수료인하·만기연장도 검토

전문가들 "무차입 불법 공매도 행위자 형사처벌해야"
증권금융 "대주 종목 확대 등 대주 시스템 개선 노력"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 공매도(空賣渡) 제도를 놓고 전문가들은 무차입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증권금융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매도를 위해 빌릴 수 있는 종목의 수를 기존 400개에서 700개 정도 늘릴 계획이다. 또 대주 차입 수수료 인하와 현행 60일인 대주 만기 연장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증권학회·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공매도와 자본시장'을 주제로 정책심포지엄을 열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으로부터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내려가는 게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이다.

한국에서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된다. 무차입 불법 공매도를 저지르면 1억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불법을 저질러 얻는 수익은 큰데, 처벌 수위가 낮아 범죄 욕구를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를 악용하는 입장에서 기대 처벌 수위가 높다면 불공정행위가 적어질 것"이라며 "금융당국·거래소의 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기술적으로 담보할 수 없다면 처벌 수준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류혁선 카이스트 교수는 "현재 과태료 부과로는 한계가 있다. 기관에 대한 행정제재가 아니라 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면서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해서는 수탁은행이 차입을 확인한 후 공매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규 선임연구위원은 "이번처럼 공매도를 꼭 제한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모든 종목에 대해 전면 금지를 하는 것보다 공매도 역기능이 강조되는 종목군부터 (규제를)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체 공매도 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일 정도로,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기관(외국인 포함)은 한국예탁결제원의 주식대차시스템을 통해 상장종목 전체를 대상으로 주식을 쉽게 빌려주고 빌려 올 수 있지만 담보나 신용이 부족한 개인은 공매도를 위한 주식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

개인의 대주 가능 종목 수는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3월13일 기준 409개에 그쳤다. 그나마 이 서비스는 증권금융을 통해 증권사 5곳에서만 하고 있다. 증권금융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3월15일 공매도가 재개되기 전까지 개인의 대주 가능 종목을 300개 추가해 7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상장종목 중 개인의 대주 가능 종목의 비중은 기존 15%에서 25%로 확대된다.

홍인기 증권금융 상무는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대주 종목과 재원을 확대해나가는 등 자체적으로 대주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대주 차입 수수료는 2.5%인데 시장 니즈에 맞게 다양화화고, 대주 만기가 60일로 한정돼 있는데 이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또 "증권사가 대주를 활성화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대주 거래 금액은 기존 신용공여 한도가 아닌 별도 한도에서 운영한다면 증권사에 상당한 메리트가 될 것"이라며 "일정 조건을 갖춘 종목은 자유롭게 공매도 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 도입도 고려할만하다"고 부연했다.

개인 공매도가 비교적 활성화된 일본처럼 일원화된 대주 공급주체를 육성하는 방안의 경우, 한국 자본시장법과 제도 등에 맞게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홍 상무의 생각이다.

류혁선 교수는 기존 증권사가 아닌 핀테크 업체에 대주 시장을 열어 개인의 공매도를 활성화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산업 패러다임에 맞게 고민해보면 효과적인 대주 시장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부·여당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나온 의견 등을 참고해 내년 3월 공매도 재개 전까지 제도 개선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유동성 공급 등의 역할을 하는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범위, 호가제한 규정인 업틱룰(Up-tick rule) 예외 조항을 줄이는 방안과 시가총액이 기준 이상인 종목에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공매도 지정제도 등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