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연임 무게…과제 산적하고 후임자 하마평 없어

임기 20일도 채 안남아…아시아나·코로나19발 과제 수두룩
"금타 등 많은 과제 기대대로 해결…이 회장 만한 적임자 없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뉴스1 DB ⓒ News1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회장의 임기 종료일이 채 20일도 남지 않았지만 별다른 후임자 하마평도 없는 데다 산은의 코로나19발 중요 업무가 산적해 있어 산은 회장의 교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자신의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서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할 일이 너무 많은 상황이고 주어진 일만 전념해도 제 시간이 부족하다"며 "주어진 산업은행 회장의 역할을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그다음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할 필요도, 시간도 없다. 저는 충분히 피곤하다"며 이 회장 특유의 어법도 사용했다.

이 회장의 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산은의 업무는 쌓여만 가고 있다.

공교롭게 이 회장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그간 공을 들였던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 협상이 틀어져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 금호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성과를 내는 듯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노딜(No Deal)로 향하는 모양새다. 이 회장은 지난 20일 정몽규 현산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M&A 협상을 종결시키기 위한 면담을 제안했다. 아시아나항공 문제는 임기 만료를 앞둔 이 회장의 최대 골칫거리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08년 매각이 무산됐던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작업이 한창이다. 그렇지만 애초 예상보다 기업결합 심사 작업이 지연되면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문제도 산은을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물론 최근 미국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인 'HAAH 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 지분 투자를 위해 바인딩 오퍼(인수제안서) 및 실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낙관하기에는 너무나도 이르다. 만약 쌍용차가 올해 안에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못하게 되면 내년에는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산은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운용이라는 과제도 떠안았다. 아직 대기업의 지원 신청은 없지만 기간산업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고 있다. 협력사에 대략 880억원 가량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갑작스럽게 대기업에 대한 지원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산은의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추진할 적임자로 발탁됐고 정부의 기대대로 많은 과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냈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금호타이어, 한국GM,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동부제철 등의 구조조정 이슈들을 빠른 속도로 처리했다.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 업무가 여전히 남았기에 이 회장이 떠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이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교사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이 회장만큼의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통상 임기 종료를 앞두면 후임자 하마평이 자천타천으로 돈다. 한때는 이 회장의 후임 후보군 얘기도 있었지만 임기 종료를 앞두자 쏙 들어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여러 요인들을 감안해 보면 이 회장이 연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회장에 대한 안팎의 평가가 좋고 '사람을 잘 바꾸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연임할 것 같다"고 했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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