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리포트] 신한생명 성대규 대표 선임…전문가 CEO 경영승계
내부출신 CEO 후보 19명 두고 외부출신 정문국·성대규 잇단 선임
CEO 육성후보는 내부출신뿐, 2016년 이후 외부출신 CEO 지속
- 김현동 기자
(서울=뉴스1) 김현동 기자 = 신한생명이 지난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경제 관료 출신인 성대규 전 보험개발원장을 선임하면서 신한생명의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이사회 차원에서 그동안 내부 출신의 CEO 후보군을 선발·육성해 왔는데, 외부인을 CEO로 뽑은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당초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정문국 대표이사를 신한생명 대표이사에 내정했었다. 그러나 신한생명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 대표 선임을 철회하고 또다른 외부 출신 CEO를 수혈했다.
신한생명 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에는 필요할 경우 이해관계자의 추천을 받아 외부인을 뽑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2018년 5월17일 기준 총 19명의 내부 출신 육성 후보군을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로 평가된다.
성 대표는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을 역임한 보험전문가로 인정받는다. 특히 2003년 보험업법 전면개정 작업을 주도하며 방카슈랑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제3보험업 분야를 신설했다. 또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작업과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등 보험산업 선진화에 핵심적 역할도 했다.
보험개발원장 때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요율 산정체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기반의 '인슈테크' 도입에 앞장섰다. 인슈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기존 보험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물론 자경위도 성 대표가 신한생명의 CEO 자격요건을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최소 요건인 금융사지배구조법 상의 임원 자격을 충족하고 신한생명의 CEO 추가 자격요건(△도덕성 △신한가치 구현 능력 △업무전문성 △조직관리 역량 △회사의 비전 공유 △공익성 및 건전 경영 노력)에도 부합했다.
그러나 19명의 내부 출신 후보군이 아닌 외부 인사를 전격 기용한 것을 놓고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가변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생명이 최근 제출한 '2018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지주 자경위는 지속가능 경영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대표이사 육성 후보군을 선정해 미래의 자회사 CEO 후보로 양성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금융업에 대한 통찰력 △전사관점 의사결정 △전략실행·추진력 △리더십 △대내외 영향력 등 다양한 요소의 개발 프로그램을 자경위의 승인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자경위는 육성 후보군의 경영성과와 개발 활동의 결과를 정기적으로 심의·평가하고, 자회사 대표이사를 추천함에 있어 후보군 평가 결과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자경위는 2018년 5월17일 총 19명의 내부 출신 육성 후보군을 선정했다. 당시는 신한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기 전이라서 정문국 대표이사가 CEO 후보군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신한생명은 정문국·성대규 대표 이전에도 삼성생명 출신의 이병찬 대표이사를 선임해 외부 출신 CEO가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이후에는 CEO 후보군에 내부 출신(2014년 내부출신 15명, 2015년 내부출신 17명, 2016년 내부출신 16명, 2017년 내부출신 16명)만 있었다.
신한생명은 초대 송길헌 사장부터 고영선·한동우·서진원·권점주·이성락 전 대표이사 모두 신한은행 출신이다. 이병찬 전 대표이사 선임부터 외부 출신 CEO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 자경위는 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출신의 후보군을 선발하고 관리해왔는데, 외부 출신의 CEO만 잇따라 선택한 것은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형식적으로만 운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생명 측은 "대표이사 선임은 자경위의 소관 사항이라서 특별히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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