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연임 실패, 한진그룹 지배구조 영향 미미"

한진그룹주 하루 만에 약세…"단기 변화 제한"
"주총 결과만으로 대한항공 본질 바뀌었다 보기 일러"

27일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직중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사연임 안건이 부결됐다. 사진은 이날 김포공항 계류장의 대한항공 여객기./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지만 이런 분석에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28일 오후 1시50분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4.97%(1650원) 내린 3만1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한진 -4.72% △한진칼 -3.50% △한진칼우 -3.22% △대한항공우 -3.86% 등도 하락세다. 이들 종목은 전날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대한항공의 경우 오너 리스크 해소가 시작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번 대한항공 주총 결과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가 크게 바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 회장이 직접 이사회 참석은 할 수 없지만 기존 이사회 멤버들을 통해 대한항공에 대한 영향력 행사는 여전히 가능한 구조"라며 "이번 대한항공 주총 결과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가 크게 바뀐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의 경영일선 퇴출이 대한항공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라 간접적인 영향권을 행사할 수 있고 아들인 조원태 대표이사를 통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영향력 행사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조 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 부결이 지배구조의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가 붙은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이번 주총 결과만으로 대한항공의 본질가치 자체가 바뀌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며 "재무구조 개선 등 향후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긴 호흡에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배구조 변화의 분수령은 내년 한진칼의 정기 주총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실질적 변화의 관건은 2020년 한진칼 정기주총으로, 조 회장의 한진칼과 한진, 조원태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2020년 3월까지 남아있다"며 "연임에 반대한 주주비율이 예상만큼 높지 않았던 점도 단기 변화의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dakb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