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불편 언제까지…간소화 추진 '지지부진'
TF회의 2차례 열어…금융위 "의료계와 신뢰 필요"
- 민정혜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정부가 국민 3300만명이 가입한 '제2의 건강보험'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지만 진척이 없어 가입자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 부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정책협의체를 꾸리고 2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행정 업무 부담이 커지는 의료계가 난색을 표해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두 부처는 2018년 9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정책협의체를 꾸리고 2018년 10월과 지난 8일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와 보험사는 소비자의 권익을 높이기 위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보험 청구 간소화에 따라 업무부담이 늘어나는 의료계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실손보험금 지급은 가입자가 진료를 받은 후 전화, 인터넷 등으로 보험사에 연락해 구비서류를 통지받은 후, 각종 서류를 준비해 팩스, 우편, 이메일, 스마트폰 등을 통해 보험사에 제출하는 절차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가입자 13%는 '금액이 소액'(90.6%)이어서 또는 '번거로워'(5.4%)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보험연구원이 2018년 7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244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다.
현재 논의 중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절차는 가입자가 의료기관에 관련 서류 전송을 요청하면 의료기관이 보험사나 심사평가원에 전산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이는 의료기관의 행정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환자 진료비 세부산정내역 등을 보험사에 보낼 때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고, 정보가 유출됐을 때 책임 소재 논란도 의료기관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구석이다.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따른 의료기관의 추가 부담을 상쇄할 방안을 찾지 못한 점이다.
실손보험은 가입이 강제되는 건강보험 등의 공적제도가 아닌 보험사와 가입자간 사적계약이다. 의료기관이 굳이 보험사와 가입자 사이에 껴서 가입자의 의료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현재 세브란스 등 일부 대형병원은 환자의 편의를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의료기관은 청구서비스를 대행할 여력이 없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2017년 12월말 기준 전국 의료기관수는 9만개에 달한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과 행정력 보충을 위한 보상책이 필요하다"며 "의료 정보 유출에 대한 법률적 보호책과 보험금 미지급에 따른 환자 민원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탓에 금융위는 제도 개선 관련 대략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고 각종 오해가 있어서 자주 만나 신뢰를 쌓으려 한다"며 "아직 제도 개선 방향이나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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