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해외패션 검색엔진 '피코', 출시 8개월만에 종료
정태영 부회장 '첫번째 실험' 치켜세웠지만…
현대카드 "마케팅·정보 수집 등 성과 충분"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카드의 첫 번째 실험'으로 소개해 관심을 끈 해외패션 쇼핑몰 검색엔진 '피코'(PICO)가 출시 약 8개월 만에 종료된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4월 출시한 피코 베타버전을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지 않고 내달 20일자로 종료할 방침이다.
국내 금융사가 결제정보를 검색엔진에 접목한 최초 사례로 관심을 끈 것을 돌아보면 아쉬운 퇴장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출시 당시 "앞으로 축적된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서비스 질과 검색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정태영 부회장도 지난 4월 개인 SNS 계정에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의 생활을 이해하고 맞춤 제안하는 첫 번째 실험", "5년 후에 어디쯤 있을지 모르지만 피코가 금융권의 첫 번째 탐색 시도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적었다.
실제 피코는 지난달 23일까지 업데이트가 이뤄지며 기능을 개선했으나, 그 후 6일 만인 지난 10월29일 특별한 설명 없이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업계는 피코 서비스의 종료가 비용 절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현대카드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창사 17년 만에 첫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무수익 사업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 업계 전체가 어렵지 않나"라며 "서비스 개발·유지, 담당 인력 등 비용을 아끼려면 정리하는 게 낫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종료해도 영업에 지장이 있는 서비스가 아니다"라면서 "만약 이용자가 많다면 종료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16일 현재 피코의 구글 '플레이 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1만~5만건이다.
이 관측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피코는 애초 빅데이터 기술 활용을 시험하기 위해 이용한 도구"라며 "정식 서비스 전환이 예정된 것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카드 사용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서비스 고도화, 데이터 수집·정보화 기술 강화 등 성과를 냈기에 종료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는 앞으로도 '실험'을 이어간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한 내용은 없다"면서도 "피코의 성과를 바탕으로 빅데이터와 고객의 사용패턴 등을 분석·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ju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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