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협은행, 12일부터 집단대출 사실상 중단

상반기 수협은행 가계대출 규모 전년比 56% 증가
당국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대출 규모 조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도민 정재민 박주평 기자 = SH수협은행이 집단대출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확인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지난 12일까지 접수된 집단대출에 대해서만 심사하고 이후 접수된 건에 대해서는 신청을 받지 않는다.

지난 12일 수협은행은 전 지점에 '집단대출 승인조건 강화'를 공문을 전달했다. 전달된 내용은 '승인 조건 강화'지만, 실질적으로는 중단이었다. 실제로 지난 12일 일부 영업점은 본사로 집단대출 연장요청을 했지만, 불가라는 답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할 때, 수협은행을 통해 중도금을 빌리는 집단대출 취급이 당분간 막히게 됐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전 금융권의 대출을 강하게 옥죄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권이 주택건설 목적의 자금 대출을 지나치게 많이 내주고 있어서 앞으로 자산 건전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이 전방위로 금융권을 압박하고 나서자 급증한 가계부채를 의식한 수협은행이 선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협의 집단대출 중단과 관련해 "따로 제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최근 금융권 대출 조이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은 맞다"고 설명했다.

올해 금감원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는 은행권이 전년 대비 7~8%를 넘지 않도록 하고, 보험·저축은행·상호·여전사 등이 5~7%를 넘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수협은행의 가계부채 총량이 금감원의 권고 수치에 가까워진 데 따른 조치로 해석한다. 실제로 수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가계부문 대출 규모는 수협은행은 각각 10조6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4459억원보다 56.2%나 늘었다.

일선 영업점에서 집단대출이 중단됐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수협은행 본점 측은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고 가계대출 규모 조절을 위해 승인 조건을 강화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8월과 9월 집단대출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많이 늘어 승인조건을 강화한 것"이라며 "집단대출 자체를 심사에 못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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