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DSR 기준 낮추고 실수요자 구제책 만든다
은행 시범 적용하는 고DSR 100% 느슨하다고 판단
금감원 실태 점검 결과 토대로 결정…9월말께 전망
- 김현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지난 3월 은행권에 시범 도입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기준이 되는 고(高)DSR 비율이 100% 아래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의 불편 등을 고려해 고DSR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규제는 고DSR 기준과 반대 방향으로 연동해 정할 방침이다.
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3월부터 은행권에 시범 도입한 DSR 규제를 오는 10월부터 관리지표로 활용한다.
DSR은 전세대출·마이너스대출·자동차 할부금 등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부채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예컨대 연 소득이 4000만원이고, 대출의 원리금 합계가 3000만원이라면 DSR은 75%가 된다. 대출 원리금이 4000만원이면 DSR은 100%다. DSR은 지역적으로 차등 적용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와 달리 전국적으로 적용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3월 은행권에서 DSR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지난 7월 상호금융권, 오는 10월부터는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현재 DSR을 시범 도입한 은행들은 대부분 DSR을 100% 이상인 대출을 고위험 대출로 보고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들이 고DSR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100%'는 다소 느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관리지표 활용을 앞두고 고DSR 기준을 100% 미만으로 낮춰 잡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일각에선 '80%'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금융당국은 현재 금감원에서 은행권의 DSR 적용 실태 점검 결과를 분석하고 있는 만큼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의 고DSR 기준이 느슨해서 100%보다는 낮아야 한다는 쪽으로 보고 있다"면서 "금감원에서 분석 결과가 나와야 고DSR 기준을 100%로 할지, 아니면 70~80%로 할지 등 기준을 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다만 고DSR 기준을 낮출 경우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방식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고DSR 기준을 80%로 설정하고 고DSR 대출 비중을 10%로 정한다면 DSR이 80%를 넘는 대출 총액이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의 10%를 넘지 못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DSR 기준과 비중은 연동될 것"이라며 "고DSR 기준을 타이트하게 하면 비중을 느슨하게 하고, 고DSR 기준을 느슨하게 하면 비중을 타이트하게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고DSR 기준을 낮추면 대출 거절 사태가 속출할 우려가 있는 만큼 가계대출에서 고DSR이 차지하는 비중을 여유 있게 해, 고DSR 기준을 넘더라도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구제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지난 4월 은행권의 DSR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체 신규 대출의 17%가 DSR 100% 초과 대출이었다.
금융당국은 오는 10월부터 관리지표로 활용되는 터라 조기에 고DSR의 기준과 비중을 확정하려 했지만, DSR 규제가 일반 국민들의 대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는 쪽으로 선회해 9월 말께나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내에선 최근 전세자금대출과 임대사업자대출 등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와 엮여 DSR 규제가 주목받는 것을 곤혹스러워하는 표정도 읽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SR 규제는 부동산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시절부터 추진해 왔던 것이고, 올해 초에 발표한 일정대로 일관되게 진행해 가는 상황인데, 최근 부동산 대출규제와 연결 지어 생각하는데 그것은 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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