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1년]㊤ '모바일 온리'로 제주은행을 뛰어넘었다

원 앱 전략·편리한 UI…시중은행도 앞다퉈 벤치마킹
신상품도 모바일 최적화…20~30대에 강하게 어필

편의성을 높인 카카오뱅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카카오뱅크 제공) ⓒ News1

(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모바일 온리'를 앞세워 출범 1년 만에 가입자 633만명을 확보하고 수신 8조6300억원, 여신 7조원(7월22일 기준)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총자산 규모는 앞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1조5400억원)는 물론 제주은행(5조8700억원)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모바일 은행의 특성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지난 26일 열린 출범 1년 기념 간담회에서 "은행업 예비인가 이후 현재까지 모바일에서 완결된 고객 중심적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했다"면서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금융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모바일은 더는 부수적인 채널 아니라 메인 채널"이라고 자평했다.

카카오뱅크는 '내 손 안의 은행'을 내걸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제공하는 '원 앱 전략', 예·적금 잔액을 메인 화면에 띄우는 UI 등은 시중은행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사용자 불만이 많은 공인인증서 대신 자체 인증을 도입했다. 카카오뱅크는 스마트폰의 고유번호를 인증코드로 이용해 본인 명의의 기기로만 앱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금융 사고의 책임도 사용자가 아닌 서비스 제공자가 진다.

이용우(왼쪽)·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2018.7.26/뉴스1

상품과 서비스의 출시도 모바일 최적화가 우선이다. 지난 4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전체 직원 400여명 중 정보통신기술(ICT) 인력의 비중은 44%이다. 기획 단계부터 ICT 부서가 참여한다. 서비스가 모바일로 구현 가능하다는 ICT 부서의 확인이 필요하다.

지난 1월에 출시해 누적 약정금액이 4000억원을 넘긴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인 20~40대 초반의 주거형태는 자가보다 전·월세가 많다"며 "이를 겨냥해 보증금 대출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서류 제출 등 모든 과정을 주말에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증금 대출 이용자 중 은행 영업시간 외 시간대에 대출 약정을 체결한 고객이 67%에 이르렀다.

친근함과 재미를 더해 금융의 장벽을 낮춘 전략도 효과를 봤다. 지난 6월 말 시작한 26주 적금은 출시 20일 만에 30만좌를 돌파했다. 첫 주 납부금액으로 1000원, 2000원, 3000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매주 그 금액만큼 증액해 적금하는 서비스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트렌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도장, 적금 도전을 SNS로 공유하는 재미 등을 흥행 이유로 꼽는다.

이렇듯 '모바일 온리'의 장점을 극대화해 카카오뱅크 633만 가입자 중 '모바일 세대'인 20~30대 비중이 64.3%에 이른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정 계층을 목표로 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자는 게 인터넷은행의 취지인데, 카카오뱅크는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에 어필하면서 영역을 구축했다"며 "모바일 금융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서 카카오뱅크가 시장을 선점한 효과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ju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