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구한다" 구인난에 몸값 치솟는 보험계리사
보험회계 전문가…회계기준 변경 앞두고 수요 급증
어려운 시험 탓에 공급 턱없이 부족…스카우트 경쟁
- 김영신 기자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보험계리사라는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직업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상품 다변화 추세 속에서 보험계리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다. 그러나 보험계리사 시험이 워낙 어려운 탓에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몸값이 뛰고 있다.
보험계리사는 보험 관련 회계 전문가다. 수학·통계 등을 이용해 보험 위험을 측정하고 보험료·보상지급금을 계산하는 업무를 한다. 미래의 위험을 수치화해서 보험료와 보험금을 산출하는 핵심 업무다. 보험계리사는 보험업법에서 규정하는 직업으로 금융감독원이 시험을 맡는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에 속한 보험계리사는 920명이다. 삼성화재(124명)·삼성생명(119명)만 계리사가 100명이 넘는 등 대형사들에만 몰려 있다.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는 계리사가 30명 이하다.
보험회사에 소속한 계리사에 독립 계리사까지 금감원에 등록한 계리사는 1480명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보험 부채 평가가 원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으로 바뀌는 IFRS17 준비를 위해선 계리사 3000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공급이 수요의 반에도 못 미친다.
2014년부터 보험계리사 시험 과목이 늘고 합격 요건이 까다로워진 점도 계리사 구인난의 한 요인이다. 2차 시험 과목을 5개로 늘리고, 5과목을 전부 5년 이내에 통과해야 최종 합격하는 방식이었다. 2014년에 최종합격자가 0명에 그쳤다. 2014년과 2015년 동안 부분 합격자가 이후 최종합격자가 되면서 이후 최종합격자가 늘고 있긴 하다. 지난해 최종합격자가 62명이었는데 업계의 수요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험사들은 신입사원 채용 때 계리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많이 우대하고, 기존 직원들에게도 계리사 자격증을 따라고 독려한다. 타사의 경력 계리사에게 더 많은 연봉을 주고 데려가는 스카우트 경쟁도 치열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계리사 자격증 보유자는 신입·경력을 막론하고 모셔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계리사 시험 기준을 완화했다. 문턱을 지금보다 낮춰 공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차 시험에서 60점 이상을 얻은 과목은 그해부터 5년 동안은 합격으로 인정하고, 1차 시험을 면제하는 대상도 늘렸다.
보험계리사가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의 한 직업안내업체의 평가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험계리사가 연봉은 물론 미래 전망도 밝은 직업 1위로 꼽혔다. 미래의 위험도를 통계에 기반을 두고 예상하는 계리사의 전문 기술을 보험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당국 안에서도 보험계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여럿"이라고 전했다. 인사 고과에도 긍정적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험 감독 전문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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