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중국원양자원 대표, 3년간 보유지분 대부분 팔아

지난해 영업손실 1580억…"재감사 후 상폐 이의신청"
개인 투자자 지분 72%…투자자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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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코스피 상장사 중국원양자원이 최근 지난해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장화리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재감사 추진과 경영 정상화안을 밝혔지만 상장폐지를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장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보유 자사주를 거의 전부 내다 팔았다. 회사 정상화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중국원양자원은 다음달 15일까지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된다. 앞서 신한회계법인은 중국원양자원이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적절하지 않다며 의견 거절 결정을 내렸다.

신한회계법인은 "중국원양자원의 실적과 현금 흐름 등을 볼 때 계속 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이나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의견 거절 이유를 밝혔다. 중국원양자원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580억원, 당기순손실은 2262억원이다.

장화리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계법인과 재감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합의 당사자인 신한회계법인은 "재감사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원양자원이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재감사 계약서를 반드시 거래소에 제시해야 한다.

장 대표의 재감사 추진 의지가 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장 대표는 들고 있던 보유 주식 대부분을 지난 3년간 다 처분했다. 신한회계법인에 따르면 장 대표의 보유지분율은 2013년 말 17.9%(1374만4500주)에서 2016년 말 0.78%(100만주)로 급락했다. 회사를 살릴 의지가 있다면 지분 공개매수 의사를 밝히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장화리 중국원양자원 대표. ⓒ News1

주총에서 의결된 스톡옵션 발행도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원양자원은 장화리 대표와 아들 장우민씨, 정용단 이사 등 임직원 6명에게 25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행사가격은 1045원이다. 현재 거래정지된 중국원양자원 주가는 1000원이다. 한 투자자는 "상폐 위기인 기업이 주총에서 스톡옵션을 들고 나와 황당했다"며 "상장폐지 위기를 넘기고 회사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중국원양자원이 상장폐지되면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는 불 보듯 뻔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원양자원의 개인 소액주주는 2만4153명(99.71%)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9283만여주로 전체 발행주식 1억2785만주의 72.6%에 이른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처리나 경영이 부실하더라도 접근성이 낮은 국내 투자자로선 이를 알고 대응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 국내 상법이나 감사관련 법률 적용대상이 아닌 탓이다. 중국원양자원은 한국사무소나 연락책이 사실상 없다. 지난해엔 거짓 공시를 올려 3개월가량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중국원양자원은 우선 상장폐지를 피하고, 보유 선박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다음달 15일까지 상장폐지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20일내로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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