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권사, 올해 발행어음으로 평균 92억~406억 더 번다

자기자본 4조 이상 증권사 이르면 6월부터 사업 시작
중·소형사는 위축 우려…나이스신평 "모니터링 강화"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발행어음 사업으로 평균 217억원의 이익을 더 얻을 전망이다. 발행어음은 종합금융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다. 만기가 1년 이내로 짧고 금리 등 특성이 정기예금과 유사하다. 이르면 6월부터 발행어음 등 초대형IB(투자은행) 사업을 시작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곳이다.

3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들 5개사는 올해 발행어음 사업으로 약 1085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한 곳당 이익이 217억원씩 늘어나는 셈으로 자기자본의 30%까지 발행어음을 조달하고 1.8%의 운용마진율(운용수익률-조달금리)을 가정한 결과다.

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가 30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NH투자증권(212억원), 삼성증권(191억원). KB증권(189억원), 한국투자증권(188억원) 순이다.

운용마진율을 2.4%로 높이고 발행어음 조달비중을 자기자본의 40%까지 올리면 이익 총액은 2030억원까지 커진다. 미래에셋대우는 최대 569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 지난해 세전이익(3247억원)의 15.7%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용공여·부동산한도 등 규제 완화가 관건"

증권사들도 이르면 6월부터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업신용공여 한도를 높이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못한 탓이다.

개정안에는 현행 자기자본의 100%인 기업신용공여한도를 최대 200%까지 허용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증권사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등에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도록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다.

조달자금의 10%인 부동산 투자한도도 문제다. 부동산 투자한도가 10%로 묶이면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받아들여 한도를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외국환업무도 환전만 가능하고 송금은 불가능한 상태로 업계에서는 꾸준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업계 자체 규모의 경제가 본격화하면서 중소형사들의 수익이 악화할 가능성도 나온다. 홍준표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자본여력이 부족하고 차별화된 사업분야가 없는 중소형사 수익이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며 "한화나 동부, 유진 등의 실적 저하 가능성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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