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결산]⑥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게임은 이제부터"
거침없는 M&A…증권 합병 비용 빼면 이미 업계 1위
PCA생명 인수도 곧 마무리…뛰는 일만 남았다
- 김태헌 기자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인수·합병(M&A) 시장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6조7000억원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인수로 업계 5위로 도약한다. 합병 비용 등으로 지난해 실적은 빛이 바랬지만, 올해는 재도약의 시기라며 벼르고 있다.
◇지난해 실적 무의미…초대형 IB 진면모 보여준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는 영업이익 36억원, 당기순익 160억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각각 98%, 91% 줄었다. 합병비용 3038억원에다 금리인상으로 최소 600억원의 채권손실까지 떠안았다. 그러나 합병비용을 제외한 세전이익은 3244억원으로 당기순익 기준 NH투자증권(2362억원), 삼성증권(1744억원) 등을 웃돌았다.
올해는 초대형 IB로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발행어음 한도가 자기자본의 2배인 것을 고려하면 약 14조원의 자금을 더 충당할 수 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합병비용을 털어 빅배스(Big Bath) 효과도 기대된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합병비용과 회계처리로 손익변동이 있었지만, 올해는 분기당 1000억원 수준의 실적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각 등으로 8조원까지 자기자본을 늘릴 여력도 있다. 8조원부터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를 할 수 있다. 초대형 IB에 턱걸이한 삼성·KB 등은 자본 확충보다는 4조원을 사수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중간금융지주사법이 동력을 잃으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이 걸려 당분간 자본확충이 불확실하다.
◇PCA생명 인수 후 체질개선 박차…IFRS17 도입 대비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전년보다 25.4% 감소한 91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4분기 변액보증금(변액보험을 판매한 시점의 예정 이율보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그 차액을 매년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것)과 희망퇴직 비용 등 40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는 PCA생명 인수를 마무리하고 은퇴설계 1위 보험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지분 100%를 인수한 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인수를 마무리하면 총자산 33조원으로 ING생명(31조원)을 따돌리고 업계 5위가 된다.
삼성생명(241조원), 한화생명(105조원) 등 업계 선두주자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변액보험·보장성보험 확대 등 체질개선에 승부를 건다. 회사 슬로건을 '행복한 은퇴설계의 시작'으로 정하는 등 은퇴설계 시장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그룹 차원에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미래에셋자산운용),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미래에셋대우) 등 거물급 인사를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에 선임해 경영 투명성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현주 회장은 "덩치가 큰 만큼 책임경영을 위해 외부인의 건강한 비판이 나와야 한다"며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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