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만 있으면 OK…은행들 간편송금서비스 잇따라
휴대폰 번호로 송금받아 ATM으로 찾을 수 있는 곳도…1일 이용한도 50만원
- 이현아 기자
(서울=뉴스1) 이현아 기자 = 김호준(45세)씨는 첫째 아들이 이번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KB간편송금 서비스'를 이용해 아들에게 5만원의 용돈을 보냈다. 김 씨는 복잡한 절차 때문에 모바일 자동이체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지만, 간편송금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모바일 송금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KB간편송금 서비스의 '마음이 담긴 송금 메시지' 기능을 통해 아들에게 '공부하느라 수고했다. 용돈은 엄마에겐 비밀'이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김 씨는 "과거에는 모바일뱅킹을 이용해 이체를 하려면 보안카드를 꺼내놓고 상대방 계좌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했지만, 이제는 상대방 휴대폰 번호만으로 쉽게 이체할 수 있어 간편해졌다"며 "급하게 축의금을 부탁하거나 자녀에게 용돈을 줄때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계좌번호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없이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있으면 송금이 가능한 '간편 송금 서비스'를 줄줄이 선보이고 나섰다. 또 기존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을 입력해야 했던 복잡한 절차도 간소화됐다.
'알리페이' '벤모' 등 해외 간편송금 서비스의 인기로, 국내에서도 '뱅크월렛카카오' '네이버페이'가 출시되면서 은행들이 자신들의 먹거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핀테크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 지인에게 휴대폰 번호만으로도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KB간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KB간편송금 서비스'는 스마트OTP를 발급받은 KB스타뱅킹 이용 고객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상대방 계좌번호 없이 휴대폰 번호만으로 간단하고 신속하게 송금할 수 있다.
수취인은 별도 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아도 지인이 보내온 송금정보 메시지를 누른 후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 또 지인이 입력한 실명과 수취 계좌의 예금주명이 일치해야 입금이 완료되는 보안성도 겸비했다.
송금뿐만 아니라 축하/조문 모바일 카드, '마음이 담긴 송금 메시지' 기능을 활용해 마음까지 전할 수 있다.
'KB간편송금 서비스'는 KB국민은행 영업점에서 스마트OTP 발급 후 KB스타뱅킹에서 1일 최대 5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기업은행 역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나 보안카드 입력 없이 상대방의 핸드폰 번호만으로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IBK ONE페이는 6자리의 PIN번호만 입력하면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만으로 돈을 보낼 수 있다.
받은 돈을 통장이나 카드 없이 바로 ATM기기에서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 IBK ONE페이 앱에서 ATM으로 찾기 신청을 하면 즉시 돈을 받을 수 있는 번호가 생성된다. ATM에서 그 번호를 입력하면 신청한 금액을 찾을 수 있는 방식이다.
또 IBK ONE페이는 한번에 10명까지 돈을 보낼 수 있으며, 각 개인마다 금액을 다르게 설정해 보낼 수 있어 번거러운 과정을 줄일 수 있다. IBK ONE페이는 1회 30만원, 1일 50만원 한도 내에서 송금이 가능하며,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돈을 보낼 수 있다. 상대방이 IBK ONE페이에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 문자로 송금내용을 알려준다. 돈을 받으려면 IBK ONE페이 앱을 다운받아야 한다.
우리은행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간편송금 서비스인 '위비 모바일 페이'는 최초 한번만 핀번호를 등록하면, 추가로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가 없어도 등록한 핀번호만으로 하루에 최대 50만원 범위 내에서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또 지하철 코인라커에서 착안해 만든 보관함 방식 송금기능도 있다. 송금인이 의뢰금액을 위비뱅크 보관함에 보관하면, 휴대폰,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통해 친구에게 메시지가 전달되고, 송금 내역을 전달 받은 수취인이 보관함에서 찾아가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이 지난 2012년 1월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선불형 전자지갑인 'N 월렛(N Wallet)'은 휴대폰번호를 기반으로 회원 고유의 계정이 만들어지고, 본인 계좌번호(캐시넛 계좌)로 충전하면 충전한 금액(캐시넛)으로 송금 등 다양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
소액송금을 하려면 공인인증서 없이 최초 가입할 때 등록한 PIN번호를 입력한 후, '보내요'를 누르면 송금을 할 수 있다. 다만 N월렛 역시 돈을 주고받는 두 사람 모두 N월렛을 이용하고 있어야 송금이 가능하다.
송금 기능을 응용한 '더치페이' '용돈주기' '복불복' 기능도 있다. '더치페이'는 단어 의미대로 총 금액을 최대 10명까지 나눠서 '주세요'를 요청하면, 요청받은 회원은 요청한 금액만 '보내요'하면 더치페이가 완료된다. '용돈주기'는 자녀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받은 돈을 ATM으로 출금하려면 '인증번호 생성'을 선택해 6자리의 인증번호를 ATM에 입력하면 된다. 환불은 본인명의의 계좌이기만 하면 모든 은행의 본인계좌를 등록할 수 있고 바로 환불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는 간편 결제 및 송금 시장의 진입기에 해당되며, 초기에 시장을 선점한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IT기업을 중심으로 간편 송금 서비스를 선보이고 나섰지만, 결국은 은행 계좌를 이용해야 한다"며 "은행이 기존에 갖고 있는 노하우와 보안성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간편송금 서비스를 출시함에 따라 많은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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