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무슨 소용" 종신보험, '생전 보장'이 대세
싱글족 증가·인구 고령화 등 사회적 흐름과 맞아 떨어져
연금선지급형 종신보험 인기…연금보험과는 구분 필요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 30대 중반의 회사원 A씨는 최근 종신보험을 가입하기 위해 여러 상품을 알아보면서 깜짝 놀랐다. 종신보험은 사망을 담보(사망 시 보험금 지급)로 가입하는 보험인 줄 알았는데 연금을 선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 많다는 것이다. 여러 혜택을 살펴본 A씨는 기존의 종신보험은 '내가 죽은 다음 보험금이 지급되면 무슨 소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연금선지급형 종신보험을 택하기로 했다.
사망할 경우 남은 가족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알려진 '종신보험'이 살아 생전에 연금이나 생활비 형태로도 받을 수 있는 '연금선지급형' 상품으로 진화하면서 가입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구 고령화, 싱글족 증가 등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 뉴 종신보험'은 지난 4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2만3000여건 판매됐다.
같은 시기에 출시된 신한생명의 '신한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도 출시 한 달만에 판매건수가 1만건을 훌쩍 넘으면서 다른 종신보험 판매 총합 3500건의 3배에 이르는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1인 가구와 이혼율 증가, 인구 고령화 등 사회적인 흐름이 바뀌면서 '가족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며 희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과거와 달리 '자신의 행복'에 대한 중요도가 훨씬 높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기준 1인 가구 비율은 23.9%로 2020년, 2030년에는 각각 29.6%, 32.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조기 사망할 경우 남겨진 가족들을 위한 보장도 필요하지만 노후 보장까지 같이 받을 수 있도록 연금 전환 옵션이 들어있는 종신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1인 가구의 증가, 인구 고령화 등 시대 흐름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통형 종신보험이 보험가입자의 평생을 담보해 사망하게 되면 유가족의 생활보장을 위한 상품이었다면 새로운 트렌드는 가입자 본인의 생전 생활보장에 초점을 맞춰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연금선지급형 종신보험이 사회적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자 KB생명, KDB생명, 동부생명 등 중소형보험사들도 잇따라 같은 내용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종전 생활자금형의 경우에도 주계약 금액의 5%에서 최대 50%까지를 생존시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금선 지급형은 80% 이상 활용할 수 있어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나머지 적립금은 연금전환, 약관대출 등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사망'과 '노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다 보니 불완전판매 우려도 나온다. 연금보험이나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해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연금보험이 아닌 종신보험이기 때문에 보장기간이 길고 보험료가 비싼 편이다. 또 연금보험보다 수령액이 적을 수 있어서 가입 전에 자신에게 필요한 혜택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인 상황에 맞게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험 상품에 따라 한 가지 보장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도 있고, 하나의 상품에 여러 특약이 포함돼 동시에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가입 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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