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의 '증시선물'.. 퇴직연금 세제혜택 사실상 예고

안종범 경제수석, 여야 정치권 모두 공감대..실현가능성 높아
고배당 정책도 주목..자본소득세제 개편, 배당주 펀드 세제혜택 주목

코스피 지수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일 대비 20.80포인트(1.03%) 하락한 1990.85을 나타내고 있다.이날 코스피 지수는 이라크 내전 우려 악재 속에서 1%대 급락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3%대 낙폭을 나타내는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낙폭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2014.6.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증시에 잇단 선물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 배당 확대, 세제혜택 금융상품 도입, 퇴직연금 활성화와 증시투자 확대 등이 그것이다. 모두 2000에 말뚝을 박은 듯 모멘텀을 못찾는 증시에 단비가 될 것들이다.

이중 퇴직연금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은 사실상 다된 밥이나 다름없다. 최경환 내정자와 안종범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 모두 퇴직연금이 미미한 세제혜택으로 인해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서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여야 모두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나타내고 있어 실현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 2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선진국의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업연금(퇴직연금)"이라며 "기업연금의 자본시장 참여를 높이기 위해 세금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퇴직연금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증시 참여를 늘려야 자본시장을 육성할 수 있다는 게 최 내정자의 시각으로 풀이된다.

최 후보자와 짝을 이룰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선임된 안종범 경제수석도 비슷한 관점이다. 안 경제수석은 "미국의 '401K'와 같이 자본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업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401K란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로 1980년대 이후 뉴욕증시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으로 평가 받는다.

우리나라는 2005년 퇴직연금을 도입했지만 전체 사업장 87%는 여전히 퇴직연금 가입을 보류하고 있는 상태인데다 소득공제혜택도 적어 증시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산해 연간 400만원 한도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소득공제 혜택을 따로 400만원씩 부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 후보자는 퇴직연금 투자자금의 자본시장 유입을 효과적으로 늘리기 위해 DB형(확정급여형)보다 주식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DC형(확정기여형)에 대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퇴직연금인 401K도 우리나라로치면 DC형이다. 미국은 근로자가 401K에 추가 납입한 금액에 대해 연간 1만6500달러 한도에서 소득공제를 해주고 50세 이상이면 2만2000달러까지 확대해준다. 호주와 일본도 퇴직연금 의무화 이후 세제혜택을 강화하면서 자본시장의 육성과 연결시켰다.

아울러 주식투자 비중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제한 규정도 완화하는 방안을 함께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근로자가 운영을 책임져 좀 더 공격적인 운용이 가능한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주식에는 투자할 수 없고 주식형펀드, 혼합형펀드 등에 적립금의 40%만 투자할 수 있다. 퇴직연금의 주식펀드 투자비중은 0.1%에 불과해 주식시장의 수급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금융위원회도 과도한 규제로 보고 다음달쯤 투자 제한을 일부 푸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야 모두 퇴직연금의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법안 발의를 추진했던 만큼 성사 가능성이 높다.

권영세 전 새누리당 의원(현 주중대사)이 지난 18대국회에서 개인연금·퇴직연금 연간소득공제액을 연간 4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을 내놓았고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합산 소득공제 규모를 600만원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퇴직연금 활성화 외에 기업배당을 높일 정책도 주목된다. 미국 기업조사기관 IBES 자료를 보면 국내 기업의 올해 예상 배당성향(배당액/당기순익)은 11%로 주요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영국(58%), 미국(40%), 일본(26%) 등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46%), 대만(44%), 중국(31%), 인도(24%), 러시아(17%) 등보다 현저히 낮다.

전문가들은 고배당을 유도할 유인책으로 배당·자본이득세율 조정, 배당주 펀드 세제혜택 등을 꼽았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배당소득세율과 자본이득세율을 조정해 배당선호도를 높여주면 배당수준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세율구조는 금융소득 가운데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과세가 이뤄지지만 상장기업 주식의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세금이 면제된다고 김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배당소득세가 자본이득세보다 높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배당보다 자본이득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의 경우 주식의 자본이득에 대해서도 과세가 이뤄지고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배당주펀드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면 일반투자자들의 관련상품 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다"며 △ 장기배당주펀드에 대한 배당소득세 감세 △ 배당주펀드 분리과세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byj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