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JP모건 삼성리포트 "뒷북일 뿐"

갤럭시S4 둔화 우려는 이미 알려진 사실
국내 증권사도 휴대폰 실적 둔화 지속 지적
국내 증권사 신뢰 부재 자성의 목소리도

미국 JP모간 본사 전경 뉴스1 자료사진 © AFP=News1

국내 증권업계는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시총 14조원을 증발시킨 JP모건의 삼성전자 보고서에 대해 "뒷북을 너무 크게 울린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JP모간은 갤럭시S4 판매 부진을 우려하며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종전 2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코스피가 1920선까지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갤럭시S4 모멘텀 우려는 이미 알려진 사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이같은 문제를 여러차례 다뤘다. 국내 증권사들의 지적엔 시장 반응이 없다가 JP모건 리포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크게 반응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신뢰 부재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영향력에 대해선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증권사에서 IT분야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9일 "갤럭시S4가 국내와 일부 지역에서 잘 안팔리고 있다는 것은 증권가에서 이미 여러 번 얘기가 됐다"며 "외국계 애널리스트들은 국내 정보 업데이트(갱신)가 조금 늦는 편인데 JP모건 리포트도 이같은 케이스다"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도 "수차례 갤럭시S4에 대한 시장의 기대수준이 너무 과장됐다고 경고했다"며 "JP모건의 담당 애널리스트가 이를 늦게 파악하고 리포트를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S4 판매 둔화에 대해 지적한 사례는 많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삼성전자 IM(IT-Mobile)사업 부문의 수익성 악화는 전 세계 모든 투자가가 이미 동의하고 있는 부분이다"며 "이는 현 주가에 반영이 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말 "스마트폰 시장도 올 하반기부터 수익성 구조가 악화될 것"이라며 "수익성 보존을 위해 부품업체들에게 판가 하락 압박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1 자료사진 © News1 박정호 기자

JP모건의 보고서는 국내 증권사들의 분석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JP모건은 "3분기 이후 갤럭시S4의 출하량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하이-엔드급(최고급 사양) 스마트폰의 마진이 예상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실적은 2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3분기부터 주춤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고사양 휴대폰 부문의 이익이 3분기부터 빠질 것'이라는 데엔 동의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전사적 실적은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이 보급화되면서 고가 제품이 덜 팔려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는 지나치게 성급하다"며 "삼성전자는 멀티모델 전략을 가지고 원가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기 때문에 중저가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더라도 마진이 크게 훼손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3분기가 피크(정점)일 순 있지만 4분기에 어닝쇼크(갑작스러운 실적 악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가 가진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 원가경쟁력은 향후 스마트폰의 변화하는 경쟁구도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실적 토대)은 원래대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3분기와 4분기 마진을 크게 높이기는 어렵겠지만 갤럭시S4의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늘리고 PC나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에서 수익이 증가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증권업계 일각에선 국내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신뢰부재가 야기한 문제란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내 증권사들이 분석한 리포트보다 외국계 증권사의 의견을 더 신뢰하는 현상이 다시 확인됐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형종목에 대해선 매도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내지 못한다.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도 일부 내용만 언급할 뿐 부정적인 톤으로 투자 의견을 하향하는 곳은 없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필요한 경우 매도 의견을 포함해 부정적인 의견의 리포트도 다수 작성한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권사보다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를 더 신뢰하고 이에 따라 투자 의견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4 판매에 대한 기대가 과장돼 있다는 경고를 3주 전부터 계속했으나 JP모건에서 뒷북 리포트는 내자 시장이 요동을 쳤다"며 "국내 증권업계를 보는 외국인 투자자 및 국내 투자자들의 시각을 다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6월 말이나 7월 초쯤 삼성전자 주가는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S4에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고평가 구간이라고 우려했다.

k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