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재산권 침해"…코인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추진에 업계 '반발'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어…민간기업 지분 강제 분산은 사유재산권 침해"
업계는 물론 국회도 우려…"거래소 아킬레스건 건드는 규제"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최재헌 기자 = 금융당국이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규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업계는 물론 국회에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제인 데다, 사유재산권 침해 및 창업 생태계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주요 쟁점 조율 방안을 문서화했다.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 주요 쟁점에 대해 논의한 결과다. 이후 일부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해당 문서를 전달했다.
문서에 따르면 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자본시장 대체거래소(ATS)에 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도입한다.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게 골자다.
금융당국 측은 해당 문서에서 "소수의 창업자·주주가 거래소 운영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수수료 등 운용 수익이 집중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민간기업인데, 민간기업 지분 분산을 인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주장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경우, 창업자인 송치형 의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8%를 웃돈다. 또 코인원은 창업자인 차명훈 의장 지분율이 무려 53%대에 달한다. 만약 법이 적용되면 상당 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사후 규제이므로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있다. ATS 지분 분산은 설립 전 마련된 '사전 규제'이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에 지분 분산을 적용하는 것은 이미 굳어진 지배구조를 사후적으로 강제 조정하는 '사후 규제'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반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에서만 주요 주주의 신원조회를 요구할 뿐, 지분을 분산하라는 요건은 없다. 유럽의 가상자산 법 미카(MICA)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의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에 대해 재무건전성 평가는 실시하나, 지분 분산은 요구하지 않는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거래소 지분 제한 방침은 해외에서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극단적 형태의 규제"라며 "금융당국이 외치던 '글로벌 스탠다드'와 가장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업계 반발이 거세지자, 국회도 업계 지적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문서는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발의를 위한 '정부 안'으로, 문서에 담긴 내용이 실현되려면 결국 국회에서 법안으로 발의돼야 한다. 현재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는 민주당 내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에서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TF 내에서도 비판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낮추는 것은 거래소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규제"라며 "충분히 업계 항의가 들어올 수 있고, TF 내에서도 반대 입장이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민간기업인 거래소의 지분 구조를 국가가 강제적으로 분산하기보다는, 기업공개(IPO) 등으로 자연스럽게 지분이 분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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