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혁신금융 서비스 대상 'AI 시상식' 추진…"금융 혁신 드라이브"

혁신금융서비스 중 'AI 모범사례' 뽑아 시상식 개최 검토
신한·NH농협·카카오뱅크 등 생성형 AI 서비스 '출격 대기'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위원회가 금융권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시상식' 개최를 추진한다. AI를 이용한 기술 혁신이 글로벌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금융사 간 AI 경쟁을 유도해 '금융 르네상스'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서비스·상품 중 AI 기술이 접목된 모범사례를 모아 시상식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상식 아이디어는 지난해 12월 정례회의에서 제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금융회사가 망분리 규제에 제한받지 않고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3분기 접수된 혁신금융서비스 187건 중 141건이 생성형 AI 활용 서비스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생성형 AI는 전통적 AI와 달리 텍스트, 이미지 등을 학습해 스스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에 다양한 AI 아이디어가 접수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시상식'을 떠올렸다. AI 시상식이 개최될 경우 금융사 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금융위 IR(홍보)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최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외국인 상담부터 투자 조언까지…'생성형 AI' 서비스 나온다

현재 금융위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생성형 AI 관련 서비스는 총 10개다. 우선 신한은행은 투자와 관련된 뉴스를 요약하고, 과거 수익률과 시장흐름 등을 제공하는 'AI 투자메이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외국인 및 고령층 전용 상담 서비스인 'AI 은행원'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AI 기술을 활용해 대출 조건에 따라 월 원리금 납부 예상 금액을 계산해서 제공하거나, DSR, DTI 등 규제 비율을 알기 쉽게 계산해 주는 '대화형 금융 계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 △NH증권 △KB증권 △KB카드 △교보생명 △한화생명 △KB 카드의 AI 상품들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바 있다.

생성형 AI 기술은 아니지만 AI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생성하고, 그에 따라 개인형 퇴직연금을 운영하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도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KB증권을 포함해 총 17개사의 RA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금융권은 AI 관련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다수의 AI 금융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할 수 없는 숙명…금융권 '혁신' 드라이브

올해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화두가 바로 '혁신'이기도 하다. 그간 은행들이 취해온 '대출 위주 성장'에서 벗어나, 사업 비즈니스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의 근간이 되는 실물경제 성장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향후 1% 성장률까지 전망되고 있다. 또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은행의 가계 대출 위주의 수익 전략도 점차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금융권은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생성형 AI'를 통한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영국 등 글로벌 금융사 임직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생성형 AI를 적용했거나 적용을 고려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금융권에 혁신을 주문하고 있는 상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실적이 나오면 삼성은 칭찬, 금융사는 비판받는 차이점이 뭔지 고민해야 한다"며 "은행은 과연 혁신이 충분했냐, 혁신을 통한 이익이냐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