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이자면 대부업체 '반사회적 초고금리'?…고민 빠진 금융위

대부업법 시행령에서 대부계약 무효 기준이율 정해야
법에선 '60% 이상'만 규율…일본은 109.5%로 설정

서울의 한 유흥가에 불법대부업 전단지가 흩뿌려져 있다.(자료사진) 2022.4.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대부업자가 1년에 몇 퍼센트(%)의 이자를 받아야 이를 '반사회적 초고금리'로 간주하고 처벌할 수 있을까?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대부계약을 원천 무효로 하는 초고금리의 이율을 확정하는 문제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가 이런 논의에 나선 이유는 최근 개정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 대부업법은 △대부업 등록 기준 강화 △불법 대부업자에 대한 처벌 기준 상향 △반사회적 불법 대부계약의 원금 및 이자 무효화 근거 마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그런데 원금과 이자를 원천 무효화하는 '반사회적 불법 대부계약'의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성착취 추심, 인신매매, 신체 상해, 폭행·협박 등의 행위가 있는 경우 대부계약을 무효화하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몇 %의 이자를 초과해야 이를 '반사회적 초고금리'로 간주하고 계약을 무효화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이자가 대부 원금을 초과하는 경우, 즉 10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계약을 무효로 해야 한다'며 100% 이상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불법사금융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많이 양보를 했다'며 법정 최고이자율(20%)의 세배인 60%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여야는 논의 끝에 "최고이자율의 3배 이상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자율을 초과하는 대부계약은 전부 무효로 한다"고 합의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60% 이상에서 대통령령(시행령)으로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시행령은 국회 입법이 아닌 중앙행정기관에서 마련하는 만큼, 금융위원회가 이를 결정하게 된다. 이에 금융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어떤 기준을 정하든 양쪽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특정 이율을 기준으로 대부계약을 전면 무효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법원행정처는 법안 개정 논의 과정에서 특정 수치를 기준으로 대부계약을 무효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행정처는 국회에 "초고금리 대부계약은 성착취, 인신매매, 폭행·협박 등 반사회적 불공정 행위와는 성질이 다르며 채무자가 원금 반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자가 원금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반사회적이라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며 100% 수준이라면 납득할 만한 기준이라고 언급했다.

참고로 일본은 연이율 109.5%를 초과하는 금리를 적용한 대부계약을 법으로 무효화하고 있다. 이는 1일당 0.3%p를 기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윤년에는 109.8%가 적용된다.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열린 '불법사금융 근절과 건전 대부시장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초고금리 대부계약 무효화를 위한 세부 기준을 신속히 마련해 대부업법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금융위는 관계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2월부터 논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