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작전']거래량 1000주 미만 '저유동종목' 널렸다…세력 사냥감

거래량 적고 유통주식 적으면 통정매매로 시세조종 '식은죽 먹기'
작전세력, '수익'내기 위해 관리종목 제외한 저유동종목 노린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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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거래량 실화냐"

코스피 상장사 조흥(002600)의 종목토론방에는 이같은 글이 올라와 있다. 조흥은 전거래일(16일) 하루동안 단 18주만이 사고팔렸다.

이 회사의 최근 1주일 거래량을 보면 가장 많은 날이 지난 14일로 349주다. 가장 적은날은 16일의 18주인데, 나머지 날들도 거래량이 26주(15일), 52주(13일)로 거의 없는 수준이다.

5개 종목의 무더기 하한가와 함께 코스닥이 2.8%나 하락했던 지난 14일엔 유독 이같은 '저유동종목'이 많았다.

14일 기준 하루 거래량이 1000주 안팎에 그치는 종목을 살펴보면 세아홀딩스(058650) 112주를 시작으로 BYC(001460) 134주, 미원홀딩스(107590) 175주, 천일고속(000650) 218주, 조광피혁(004700) 260주, 조흥 349주, 태광산업(003240) 540주, 미원상사(002840) 825주, 인천도시가스(034590) 1320주, 남양유업(003920) 1361주 순이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의 이날 거래량이 1254만1046주,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247540)이 230만8685주를 각각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유동성, 즉 거래수요가 낮은 종목은 아주 적은 '매수세(사려는 수요)'만으로도 주가가 급격히 오르거나 적은 '매도세(팔려는 수요)'만으로도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조흥은 지난 16일 단 18주만 거래됐음에도 주가는 1.22%가 올라 20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18주를 '사려는'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저유동성종목이라 한다. 한국거래소는 월 거래량이 누적 2만주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을 저유동성종목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한다. 한달 거래일이 20일 안팎이기 때문에 하루 거래량이 1000주 안팎이라면 저유동성종목으로 관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저유동성종목은 투자자가 해당 주식을 사고 싶거나 팔고 싶을때, 사려는(혹은 팔려는) 가격에 마음대로 거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거래수요 자체가 극히 낮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와 이번 5개 종목 하한가 사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유통주식비율이 낮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 주를 이뤘다는 점이다.

이번 하한가 5개 종목의 경우 방림의 유통주식 수는 전체의 47.17%, 동일산업 43.55%, 대한방직 42.21%, 동일금속은 34.29%로 유통물량이 적다. 그나마 만호제강(54.41%)이 50%를 넘는 수준이다. 4월 사태 당시에도 다올투자증권(71.75%)의 유통가능 비율을 제외하면 다른 7개 종목은 24~49% 정도였다.

'작전세력'이 노리는 것도 이런 부분이다. 유통주식수가 적고, 하루 거래량도 많지 않으면 세력들이 통정매매로 주가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단, 거래소가 지정하는 '저유동성종목'은 제외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작전세력은 유통주식비율이 낮고 거래량도 많지 않은 종목을 노리지만, 그렇다고 저유동성종목을 직접 타깃으로 하는 건 아니다"면서 "자기네들끼리 통정매매를 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한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급격하게 오른 주식을 팔 수가 없어 '수익실현'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4월 하한가 사태에서 라덕연 일당이 나름 재무구조가 견실하고 테마성도 있으며 거래량이 어느정도 있는 종목들을 골랐던건 이같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월 거래량이 2만주 미만이거나 전체 발행주식수의 1%미만인 종목을 저유동성종목으로 보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단일가매매 거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거래소의 별도 모니터링을 받기 때문에 '작전세력'이 활동하기 쉽지 않다.

위에 언급한 조흥, 세아홀딩스 등 대신 방림과 같이 유통주식비율은 낮으면서 일일 거래량은 있는 종목이 이번 하한가 사태에 등장한 배경이다. 방림의 경우 유통주식수는 47%수준이지만 지난달 월간 거래량은 180만주 수준이었다.

저유동성 및 낮은 거래량은 해당 상장사의 '관리소홀' 책임도 적지 않다.

거래소는 상장 당시 '유통가능주식비율'에 대한 기준을 두고 있다. 일반주주(소액주주)가 전체 발행주식의 25%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모를 발행주식 총수의 10% 이상으로 해야한다는 '분산요건' 규정이 그 것이다. 또 상장 이후에도 일반주주의 수가 200명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혹은 일반주주 보유 주식이 전체 유통주식의 5% 미만으로 하락해도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이에 상장사들은 유통주식 비율이 너무 감소하거나 거래량이 낮아지면 액면분할, 무상증자 등을 통해 유통가능 주식수를 늘리고 거래량을 높이려는 노력들을 하게 된다. 거래량이 극도로 낮은 저유동성종목은 해당 상장사가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거래소 관계자는 "물론 거래량이 많다는 것이 마냥 좋은 의미라고는 볼 수 없다. 그만큼 장기투자가 아닌 단기 차익거래가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럼에도 유동성이 낮은 종목은 시세조종의 용이성 때문에 작전세력의 먹잇감에 노출되기 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