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시행 보름 남았는데…시스템 '미비' 증권사 발등에 불
대형사, 일단 갖췄지만 세부 적용 미흡…중소형사는 사실상 불가능
"필드-베타 테스트조차 없이 신규 세제 적용 어려워"
- 강은성 기자, 공준호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공준호 기자 = 주식 소득에 대한 세금을 신설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이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유예' 계획만 믿었던 증권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어느정도 시스템을 갖춰놓기는 했으나 실제 세금 징수와 관련한 정부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이를 적용하지 못한 상태다. 중소형증권사는 코스콤 등 전산시스템을 임대해 사용하는 곳은 그나마 대형사 수준으로 준비했지만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사용하는 일부 중소형사는 금투세 도입에 대한 전산 준비가 거의 안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당장 보름앞으로 다가온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세는 정부가 지난 7월 시행을 2년간 유예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여야가 합의를 하지 못하면서 회기가 종료돼 버렸다. 이달 내 임시국회를 열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는 1월1일부터 금투세는 법에 따라 본격 시행된다.
금투세를 시행하려면 당장 각 증권사별로 세금 징수를 위한 전산시스템이 구비돼야 한다. 현재 증권거래세의 경우 주식 1주를 거래할 때 자동으로 세금까지 부과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트레이딩플랫폼에서 주식 매입(매도) 가격과 예상세금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조다.
금투세는 예상 소득에 대한 '기본공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거래 증권사에 미리 공제를 신청해야 한다. 이후 거래 수익에 따라 세금을 공제하는 구조다. 따라서 전산시스템에서 이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증권사는 그나마 금투세 도입을 위한 전산시스템 준비를 대부분 마친 상태다.
다만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세조정은 완성되지 않았다. 금투세 과세는 법률로 시행되지만 실제 세금 징수를 하려면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투세 유예 여부조차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이 어떤 가이드라인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시스템은 갖췄으되, 실제 적용을 위한 준비는 되지 않은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일정에 맞춰 시행할 수 있게 큰 틀에서 전반적인 준비는 모두 해둔 상태"라면서 "다만 세세한 부분에서 보완 등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 역시 "금투세 적용을 위한 세부 유권해석 등 가이드라인이 정확하게 나와야 자동화 등을 확정할 수 있다"면서 "세금 징수를 할 때 건별로 하나하나 입력을 해야된다거나 따로따로 계산해야 된다거나 이런부분들이 있는데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변화부분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사도 이런 수준인데 중소형사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중소형사의 경우 코스콤의 시스템을 임대해 사용하는 증권사와 자체운영하는 증권사로 나뉘는데, 코스콤은 올 초부터 금투세 대응을 위한 시스템 준비를 해 놓은 상태다. 다만 코스콤 역시 가이드라인 적용은 되지 않았다. 대형사와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코스콤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중소형 증권사 중 일부는 '금투세 유예' 발표가 나온 이후아예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법이 시행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예산을 투입해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해 개발을 중단하거나 아예 이행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금투세 유예가 최종 부결될 경우 당국은 이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을 남은 보름 동안 마련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현장의 실제 시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과연 법 시행 이전에 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 "설령 보름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증권사에 내려보낸다 하더라도 증권사들이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필드테스트, 베타테스트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모든 단계를 이행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시행예정이었던 금투세를 2년 유예하는 대신 대주주 기준을 현행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추진해왔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이 '부자감세'라고 반발하면서 유예안이 표류했다.
다만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는 사실상 민주당이 한발 물러선 상태다. 대주주 기준은 시행령 사항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정부안에서 30억원 또는 50억원으로 절충하자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만 양보하면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도 (우리 당이) 어느 정도 양해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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