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상반기만 코스피 19조 팔았다…"한도 늘렸지만 여전히 초과”

6월 2241억원 순매도…매도규모 급감했지만 13개월 연속
코스피 3300 사상 최고 행진에 하반기도 매도 지속 불가피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6월 코스피 시장에서도 총 2241억원 어치를 내다팔면서 13개월 연속 순매도 기록을 썼다. 1분기에 비하면 월별 순매도 규모는 급감했지만 '연속 순매도' 기록은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총 18조8717억원이다. 연기금의 대장격인 국민연금의 국내주식비중 한도가 여전히 상단을 초과한 상태이고 중기자산배분 계획에 따른 주식비중 축소도 진행중이어서 연기금의 순매도 행렬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의 6월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2241억원으로 올해 월평균 연기금 순매도 금액인 3조1452억원과 비교하면 급감했다. 연기금은 지난 5월 37억원을 순매도한데 이어 6월에도 순매도 규모를 크게 줄였다.

이는 지난 4월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주식에 대한 전략적자산배분(SAA) 이탈허용범위를 종전 ±2%에서 ±3%로, 1%포인트 확대하기로 하면서 매도목표에 소폭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이 결정으로 최대 16.8%인 국내주식비중을 최대 19.8%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국내주식비중은 코스피의 연이은 사상최고치 기록에 따라 상향조정한 목표치의 상단마저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국내주식비중은 상단을 수개월째 초과 이탈하고 있다"면서 "코스피의 강세가 계속되면 중기자산배분전략에 따라 정해진 국내주식비중을 맞추기 위해 순매도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4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20.1%다. 연말까지 달성해야 하는 목표비중인 16.8%보다 3.3%p 초과한 상태다. 이탈 허용범위인 19.8%를 기준으로 삼아도 0.3%p 초과됐다.

게다가 코스피가 6월들어 사상최고치인 3300선에 올라서면서 국민연금이 순매도해 자산을 줄여도 국내주식비중은 오히려 증가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5월 순매도량이 대폭 감소했다가 6월들어 다시 소폭 증가한 배경이다.

앞으로 국민연금은 연말까지 34조원을 더 팔아야 국내 주식비중 목표인 16.8%를 달성할 수 있다. 그것도 코스피가 4월 수준인 3200선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얘기다. 최근 증권사들이 연말까지 코스피가 최대 3600선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한 것을 고려하면 매도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이유는 오는 2030년부터 본격적인 '자산 매각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연금을 납부하는 국민이 연금을 수령하는 국민보다 많아 자산을 축적하는 단계지만 2030년 이후 연금 수령액이 더 많아지면 연금기금을 매각해 대상자에게 지급해야한다.

이때 한꺼번에 국내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하면 시장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내 주식 시장에 위험요인이 있을 경우 국민의 노후자금이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분산투자) 차원에서라도 해외 주식이나 대체 투자 등으로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이같은 부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과매도로 인해 코스피가 상승 동력을 받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고 국회를 찾아가 기금운용본부에 압력을 행사하도록 여론전을 펼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장 내 주식이 오르지 않거나 하락하면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이해하지만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방침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위해 장기적 플랜을 갖고 운용되는 것인만큼 여론으로 운용방침을 흔들려고 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제4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린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 회의장 앞에서 '국민연금 과매도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올해 국내 주식 15조원을 팔아치운 연기금과 관련해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을 침체시키는 과매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2021.4.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