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리티 법 좌초 위기에 '윤리 조항' 넣은 공화당…연내 입법 '청신호'

연방 공직자 디지털자산 발행·후원 금지하는 '윤리 조항'…"트럼프도 동의"
상원 토론 종결 표결 넘어서려면 60표 확보해야…민주당계 7표 필요

비트코인 이미지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확립하는 '클래리티 법(CLARITY Act)'이 운명의 표결을 앞두고 막판 돌파구를 찾았다.

공화당이 법안 통과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공직자의 가상자산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대폭 강화한 수정안을 내놓으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과 가족의 가상자산 사업을 겨냥할 수 있는 윤리 규제에 동의하면서 민주당 표를 확보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

14일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신시아 루미스 미 상원 은행위원회 디지털자산소위원장은 존 부즈먼 상원 농업위원장,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 등과 함께 635쪽 분량의 클래리티 법 수정안을 공개했다.

오는 15일 예정된 상원 토론 종결(클로처) 표결을 하루 앞두고 민주당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사실상 막판 수정안이다.

수정안의 핵심은 민주당이 요구해 온 공직자 윤리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연방 선출직 공직자와 배우자, 연방 판사 등이 디지털자산을 발행하는 것을 제한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가상자산 관련 금전적 이해관계를 보유할 경우 처분하거나 블라인드 트러스트에 맡기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도 강화된 윤리 규제의 상당 부분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가상자산 사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규제를 받아들여 법안 통과를 위한 민주당 설득에 나선 셈이다.

루미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선출직 공직자와 판사, 그 배우자에게 엄격한 수준의 윤리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가상자산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윤리 조항을 클래리티 법에 담아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윤리 조항은 법안의 상원 통과 여부를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꼽혀왔다.

클래리티 법이 본회의 논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15일 클로처 표결에서 60표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공화당이 상원 100석 가운데 53석을 차지하고 있어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하더라도 민주당계 의원의 표가 최소 7표 더 필요하다.

공화당이 표결 직전까지 민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루미스 의원은 지난 1년간 초당적 협상을 이어왔다며 민주당 측 요구를 반영해 법안의 126개 부분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 10일에도 630쪽 분량의 수정안을 공개했다. 당시에는 탈중앙화금융(DeFi) 규제와 신용협동조합의 디지털자산 업무 등에 대한 민주당 측 요구를 100건 이상 반영했지만, 최대 쟁점인 윤리 조항에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표결을 코앞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한발 물러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요구해 온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강화되면서 법안이 60표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15일 표결을 통과하더라도 클래리티 법이 곧바로 입법되는 것은 아니다. 클로처는 법안에 대한 토론을 종결하고 본회의 표결로 넘어가기 위한 절차다. 이후 상원 본회의 표결과 하원 법안과의 조정, 대통령 서명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반대로 이번 클로처 표결에서 60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연내 입법 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의 남은 입법 일정이 빠듯한 데다 선거전이 본격화할수록 초당적 합의를 끌어내기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막판 합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기대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클래리티 법의 연내 입법 가능성은 수정안 공개를 전후해 기존 20%대에서 30%대로 상승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