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 가상자산' 기대했는데 남은 건 지분 규제…김용범 사퇴에 업계 '촉각'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밀었던 김용범 정책실장 사퇴
업계, 지분 제한안 재검토에 기대…'의결권 제한' 등 대안 힘받나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물러나면서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비롯한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 기조에도 변화가 생길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지내 취임 당시,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도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재임 중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추진해 업계의 기대는 실망으로 끝난 상태다.
지분 제한을 강하게 추진해온 김 전 실장이 정책 결정 라인에서 빠진 만큼, 업계에서는 정부 규제 기조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김용범 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지 1년 3개월 만이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 실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22년부터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맡아 가상자산 분야를 연구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업계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정책실장 임명 당시 '친(親) 가상자산' 인사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취임 이후 가상자산 업계가 체감한 정책 방향은 기대와 달랐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논의 과정에서 거래소 대주주가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을 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해당 규제는 김 전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정책 라인이 강하게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 당초안에는 대주주 지분 제한이 없었는데 보이지 않는 윗선의 힘이 작용했다"며 김용범 전 실장을 '윗선'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당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김 전 실장 지시에 따른 규제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김 전 실장이 해당 규제 논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실장의 사퇴로 업계는 지분 제한안이 재검토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간 가상자산 업계는 대주주 지분 제한이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미 민간 주도로 형성된 시장에서 대주주에게 지분 매각을 강제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일뿐 아니라, 거래소의 경영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이 어려워져 산업 발전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 규제를 강하게 추진하던 인물이 물러난 만큼, 이달 발의 예정인 정부안에서 지분 제한안이 완화된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회와 정부 안팎에서는 지분 자체를 강제로 처분하도록 하는 대신, 일정 비율을 넘는 지분에 대해서만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대주주 영향력을 어느 정도 제한해야 한다는 당국 측 입장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지분 제한안이 완전히 폐기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함께 제기된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안이 거의 완성된 상태라고 해도 정책 기조의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지분 제한을 가장 강하게 추진하던 사람이 물러난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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