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버그 잡은 개발자, 금융권 디지털자산 인프라에 뛰어든 이유[인터뷰]
서울대 박사 출신 양영석 대표, 이더리움 합의 버그 찾아낸 독특한 이력
망분리 환경 최적화 '노드월렛'·통제권 강화한 '노드STO'로 차별화
- 황지현 기자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전통 금융권이 디지털자산과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엄격한 망분리 규제와 보안 체계라는 거대한 장벽에 직면해 있다. 개방성을 지향하는 블록체인 인프라와 폐쇄적인 금융망 사이의 극명한 간극을 메우고 전통 금융사들이 안심하고 디지털자산을 다룰 수 있도록 '안전한 다리'를 놓는 B2B 기술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양영석 노드인프라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기관이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입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기술적 화려함보다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무결점의 신뢰"라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분산 시스템을 연구한 개발자 출신 창업가다. 2017년 구글 인턴 시절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접했고 2019년에는 이더리움에서 치명적으로 작동하는 핵심 오류를 발견하며 주목받았다.
양 대표는 "중앙집권형 시스템은 오류가 생겨도 롤백(복구)이 가능하지만 전 세계 네트워크에 연결된 블록체인은 오류의 파급력이 훨씬 크다"며 "금융이나 비즈니스 논리에 앞서 기술적으로 '맞느냐 틀리느냐'를 검증하던 연구 경험이 자연스럽게 B2B 보안·인프라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양 대표가 이끄는 노드인프라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개발·공급하는 B2B 전문 IT 기업이다. 범용적인 클라우드나 SI 솔루션과 달리, 전통 금융사의 엄격한 컴플라이언스와 내부통제 기준에 맞춰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틈새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현재 노드인프라의 핵심 제품은 설치형 키 서명 보안 솔루션 '노드월렛'이다. 양 대표는 금융권이 직면한 가장 큰 현실적 장벽으로 '망분리'를 꼽았다. 전통 금융사는 중요 장부를 망분리 내부 깊숙이 숨겨 보호하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은 장부가 외부에 있고 '서명'이 곧 통제권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하지만 전통 금융사는 내부망 안에서 완벽히 통제되는 시스템을 요구한다"며 "노드월렛은 망분리 환경 내부의 물리적 서버에 직접 설치돼 키 서명과 내부통제를 완벽히 지원함으로써 금융사의 보안 충돌 고민을 해결했고 여러 PG사와 은행들과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큰증권 시장을 겨냥한 '노드STO' 솔루션 역시 차별화된 기술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국내 STO 시장이 대부분 하이퍼레저 기반으로 구축되는 것과 달리 노드인프라는 글로벌 금융권에서 검증된 '캔톤(Canton)' 네트워크를 채택했다.
양 대표는 "캔톤은 자산 소유권이 이전된 후에도 발행자가 거래 열람 권한이나 조건 등을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프라이버시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노드인프라는 솔라나 재단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결제 PoC를 지원하고 있으며 SBI 그룹의 캔톤 기반 '무스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메인넷들과의 B2B 협력을 다각도로 넓혀가고 있다.
또한 노드인프라는 직접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해 서비스를 운영하기보다는 솔루션 개발사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현재 10개 이상의 국내 주요 금융사와 PoC 및 협업을 추진 중이다.
양 대표는 "금융 영역은 이미 라이선스를 갖춘 금융사들의 몫이고 노드인프라는 규제 변화와 차세대 시스템 구축 시 금융사가 가장 먼저 믿고 도입할 수 있는 무결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관련 법안이 정비되고 본격적인 상용화 시장이 열렸을 때 전통 금융사들이 가장 신뢰하는 디지털자산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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