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가 달라졌다"…매출 감소에 하루 한 건씩 줄상장

8월 들어 원화마켓 8종·USDT 마켓 13종 상장…올해 상장 건수 빗썸보다 많아
시장 침체에 매출 줄자 상장 확대…"글로벌 경쟁력 떨어진다" 우려도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신규 가상자산 상장에 신중했던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최근 상장 건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위축으로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자 신규 상장을 통해 거래량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이달 들어 원화마켓에만 가상자산 8종을 신규 상장했다. 비트코인(BTC) 마켓에는 11종을, 테더(USDT) 마켓에는 13종이 새로 상장됐다. 휴일을 제외하면 하루 한 건씩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한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원화마켓 신규 상장 건수만 59건에 이른다. 그간 공격적으로 신규 상장을 해온 빗썸(57건)보다 많다. 3위 거래소 코인원(11건)에 비해선 5배 이상 많다.

업비트가 상장을 늘린 데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상장 직후에는 해당 가상자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거래대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거래 수수료가 업비트의 핵심 수익원인 만큼, 신규 상장을 통한 수수료 수입 확대가 실적 악화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인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매출에서 거래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97.49%에 달한다.

다만 상장 확대가 단기적으로 거래량을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업비트가 쌓아온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상장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과거보다 상장 심사가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인식이 생길 수 있어서다.

업비트는 그동안 엄격한 상장 심사와 높은 원화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해외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선호하는 거래소로 꼽혀왔다. 해외 프로젝트 사이에서는 업비트 상장이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 상장에 버금가는 성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상장 문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업비트 상장이 지닌 희소성과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건수를 늘려 당장의 거래량을 확보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파생상품이나 외국인 거래가 막혀 있다 보니 업비트 같은 대형 거래소도 할 수 있는게 극히 제한적"이라며 "하루에 한 건씩 상장하면서 거래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상장 문턱을 낮추는 게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선 유리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규 상장 직후 가격이 급등했다가 빠르게 가라앉는 이른바 '상장 빔'이 반복되는 데 따른 위험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경우 투자자의 금전적 손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 관계자는 "업비트의 강점 중 하나가 아무 가상자산이나 상장하지 않는다는 시장의 신뢰"라며 "상장을 확대하되 심사 기준은 여전히 명확하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